매일신문

대구의 아픈 추억, 신세계 이번에는 대구 진출 성공할까?

신세계백화점이 대구 진출을 선언하면서 '신세계의 아픈 대구 추억'이 새삼 회자되고 있다.

지난 1973년 신세계는 한일극장 맞은편 건물을 사들여 에스컬레이터를 갖추는 등 당대 최고 백화점 시설로 대구에 진출했다. 하지만 문을 연 지 4년 만에 '눈물'(?)의 철수를 했다.

보수적 대구 소비 성향을 제대로 읽지 못한 탓에 동아백화점 등 토종백화점을 당해낼 재간이 없었던 것.

업계 관계자는 "동아백화점은 대구의 무더운 여름철 선풍기를 틀어 놓고 영업을 했지만 고객들이 에어컨이 있는 신세계를 외면하고 지역 백화점을 찾았다"고 회상했다.

이에 따라 신세계는 대구 '2차 공략'을 앞두고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예전의 아픈 추억에다 국내 백화점 '빅 3' 중 롯데와 현대에 이어 마지막 후발 주자로 대구에 재입성을 하기 때문이다.

신세계 측은 "과거 쓰라린 일 때문에 이마트가 대구에 진출할 때도 신경을 많이 썼다"며 "아무래도 백화점 개점을 앞두고 조심스러운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신세계의 행보는 그룹 오너인 정용진 부회장의 행보와 백화점 규모에서 그대로 드러난다.

정 부회장은 백화점이 들어서는 동대구환승센터 건립 협약식을 위해 직접 대구를 찾은데다 공사석에서 '대구 입성'에 대한 강한 의지를 표현하고 있다.

그는 기자회견을 통해 "신세계백화점 동대구점을 최고 수준의 랜드마크로 만드는 여망을 갖고 있으며 명품시설을 만든다는 각오로 임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직원들에게 동대구점에 대해 "(대구에서)1등 하지 못하면 차라리 사업을 시작하지 말라"는 지시를 했다는 후문이다. 신세계의 대구 진출이 어머니가 실패한 가업인 만큼 아들인 정 부회장의 어깨가 무거울 수밖에 없다는 것이 업계 이야기다.

한편, 신세계는 대구 진출에 있어 타 백화점을 능가하는 '규모의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대구시에 따르면 환승센터 내 상업시설 면적은 7만5천㎡에 이르며 이는 대백플라자(약 3만7천700㎡)와 롯데백화점 대구점 영업면적(약 3만3천900㎡)의 두 배와 맞먹는 규모. 신세계는 세계적 건축가에게 설계를 의뢰했고 TF를 별도로 구성해 유럽 등에 파견을 보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하지만, 유통업계는 신세계의 대구 시장 재도전이 예전과 같이 쉽지만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대구와 동아, 롯데에 이어 현대까지 8월 개점을 해 포화상태에 이른 백화점 시장에 신세계백화점이 비집고 들어올 틈이 많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많다.

유통업계 관계자들은 "신세계백화점이 2014년 개점을 하면 40년 만에 다시 대구 시장 문을 두드리게 되는 셈"이라며 "신세계백화점이나 기존 백화점 모두 힘든 싸움을 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임상준기자 new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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