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지도부 총사퇴 한나라… 조기全大? 통제불능? 격랑속으로

내년 총선과 대선의 전초전 성격을 띤 4'27 재보궐선거에서 집권 여당인 한나라당이 완패하면서 여권이 걷잡을 수 없는 격랑에 휩싸였다.

선거일 바로 다음날 아침 지도부 총사퇴를 불러올 정도로 여권은 거의 패닉 상태에 빠져들었다. 우선 내년 총선을 걱정해야 할 처지인 수도권 의원들을 중심으로 한 '선거 책임론'이 거세게 일어날 전망이다. 생존이 제1의 목표인 그들로서는 '이대로는 안 된다'는 절박감에서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 당정청 쇄신 요구도 쏟아질 수밖에 없다. 이번 기회에 환골탈태하지 않으면 자신들의 운명이 걸린 내년 총선과 연말 대선도 어렵다는 상황 인식이다.

한나라당 전여옥 의원은 28일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글을 통해 "창조적 파괴만이 답"이라고 지적했다. '민본 21'을 비롯한 당내 소장파들은 이날 모임을 갖고 당'정부'청와대의 대대적 개편 및 다음달 2일로 예정된 원내대표 경선 연기 등을 요구하기로 했다.

구심점보다 원심력이 힘을 얻으면서 '각자도생'(各自圖生)하는 친이계 의원들이 늘 것으로 보는 시각도 적지않다. 내년 총선이 1년 앞으로 다가오면서 청와대와 거리를 둔 채 제 각각 활로를 찾기 바쁠 것이라는 전망이다. 계파 간 첨예한 갈등이 본격화하면서 여권 전체가 통제 불능의 상태에 빠질 가능성도 없지않다.

당 지도부 개편을 위한 조기 전당대회 개최론도 힘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당 지도부 개편은 계파 간 이해관계가 맞물려 있고 현 지도부의 '대안'을 찾기가 쉽지 않다는 점에서 비상대책위 체제로 갈 수도 있다는 의견도 있다. 조기 전대 쪽으로 가닥을 잡을 경우에는 대권 경쟁이 본격화될 가능성이 있다.

당장은 다음달 2일 예정된 원내대표 선거가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친 이상득계로 분류되는 포항 출신의 이병석 의원과 친 이재오계인 부산 출신의 안경률 의원이 출사표를 던진 가운데 일부 소장파 의원들이 원내대표 선거 연기를 주장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집권 후반기를 맞아 각종 현안과 개혁과제를 마무리 해야 할 청와대도 선거 결과가 부담스럽기는 마찬가지이다. 여권의 전반적인 국정동력이 약화될 수밖에 없어 이명박 대통령의 레임덕이 조기에 가시화될 것이란 우려를 하고 있다. 따라서 이명박 대통령이 어떤 묘수를 꺼내 분위기 반전에 성공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한나라당 안형환 대변인은 27일 재보선 패배와 관련, "뼈를 깎고 제 살을 도려내는 아픔을 감수하고라도 국민의 뜻에 부합한 한나라당으로 거듭날 것"이라며 "이번 선거를 보다 멀리 뛰기 위한 발돋움으로 삼아 내년 총선과 대선을 반드시 승리로 이끌 것"이라고 밝혔지만 한나라당의 앞길이 순탄치는 않아 보인다. 이상헌기자 dava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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