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변화를 선택했다. 당의 무게 중심이 이재오 특임장관에서 급속하게 박근혜 전 대표 쪽으로 쏠리고 있다. 즉, 한나라당의 18대 국회 마지막 원내대표 경선 결과는 한나라당에서 박근혜 시대가 가까워지고 있음을 상징한 사건으로 받아들여진다.
6일 치러진 한나라당의 새 원내대표'정책위의장 경선은 충격에 휩싸인 친이재오계로서는 '반란'이나 '파란'으로 해석할 수 있지만 친박 진영이나 쇄신을 외치고 나선 소장파들로서는 '변화'로 정의할 수 있다. 비주류인 4선의 황우여 의원과 3선 이주영 의원이 객관적인 세력의 열세를 딛고 쟁쟁한 친이재오계 '중간 보스'인 안경률 의원을 누르고 당선된 것은 향후 한나라당이 친이(親李'친 이명박) 일변도가 아니라 친박(親朴'친 박근혜) 진영의 목소리 강화와 함께 소장파의 활동 반경이 넓어지는 등 다양한 방향으로 굴러갈 것임을 예고하는 신호탄이기도 하다. 그 배경에는 친이에게 맡겨둬서는 내년 총선과 대통령선거 등 양대 선거의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는 인식을 함께 한 친박 진영과 소장파들의 절대적인 지지가 자리하고 있다.
이번 경선 결과는 황 신임 원내대표마저도"저로서는 참 예상하기 어려운 결과"라고 했을 정도다. 특히 친이재오계 안경률 의원이나 친이상득계 이병석 의원의 몰락은 '주류 마음대로 돌아가도록 보고 있지만은 않겠다'거나 '청와대와도 분명한 선을 긋겠다'는 당내 광범위한 정서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그 결과 4'27 재'보선 이전부터 가시화되기 시작한 친이계 내부의 이재오계와 이상득계로의 분화는 더욱 가속화되는 동시에 더 나아가 친이 진영의 붕괴 현상까지 일어날 전망이다. 친이계를 이탈해 친박 진영으로 투항하는 '탈이(脫李)-월박(越朴)' 현상은 확산될 전망이다.
박근혜 전 대표가 유럽순방 중 "내년에 중요한 선거가 있어 아무래도 활동을 하게 되지 않을까 한다. 날짜를 정해놓고 할 수는 없지만, 좀 더 적극적으로 하게 될 것"이라고 발언한 만큼 박 전 대표의 보폭도 더욱 넓어질 것이다. 원내대표 경선 결과는 박 전 대표를 한나라당 전면에 나서도록 더욱 재촉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리고 당내에는 "박근혜가 없이는 승리도 없다"는 인식이 점차 확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비례해 친박계의 행보도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당장 비상대책위 구성부터 전당대회에 이르기까지 소장파와의 연대를 바탕으로, 또 친이계를 떨어져 나오는 '월박파'들까지 합세시켜 당의 주도권 장악을 자연스럽게 시도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럴 경우 친박과 반박(反朴)의 구도로 자연스레 분화의 과정을 겪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동관 정치부장 dkd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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