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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의 가정] ③<끝> '사회주역' 결혼이주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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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 시댁 후원, 한국인으로 '우뚝'

11일 대구이주여성인권센터에서 베트남 출신 팜티검장(26·사진 왼쪽부터)씨와 중국 칭다오 출신 탕추이홍(44) 씨, 태국 출신 니감시리 스리준(32) 씨는 같은 처지에 있는 결혼이주여성을 돕고 있다. 우태욱기자
11일 대구이주여성인권센터에서 베트남 출신 팜티검장(26·사진 왼쪽부터)씨와 중국 칭다오 출신 탕추이홍(44) 씨, 태국 출신 니감시리 스리준(32) 씨는 같은 처지에 있는 결혼이주여성을 돕고 있다. 우태욱기자

#미용사 출신 탕추이홍(44·여) 씨는 중국 칭다오에서 직원 8명을 거느렸던 미용실 사장님었다. 태국에서 한국에 시집 온 니감시리 스리준(32·여) 씨는 간호 조무사, 베트남에서 온 팜티검장(26·여) 씨는 약학대학을 다녔다. 이들은 한국으로 시집 오기전까지 모국에서 괜찮은 위치에서 사회생활을 한 당찬 여성들이었다.

11일 대구 동구 신암동 대구이주여성인권센터에서 만난 이들은 결혼이주여성 상담과 법률 지원부터 이주 노동자들의 임금 체불 등을 상담해주는 이곳에서 함께 일하고 있다.

탕 씨는 미용사에서 결혼이주여성 '인권 지킴이'로 삶의 방향을 틀었다. 칭다오에서 잘나가던 미용실을 청산하고 남편 도왕우(52) 씨와 결혼하기 위해 대구로 온 그는 지난해 11월 한국에서 어렵게 미용사 자격증을 땄다. 문제는 필기시험이었다."저한테 필기시험은 완전 '한국어 시험'이었죠. 모르는 외래어도 많고 이해도 안가고, 첫 시험에서 100점 만점에 33점을 맞았어요."

필기시험에서만 세 번의 고배를 들이킨 뒤 겨우 미용사 자격증을 받을 수 있었다. 이처럼 어렵게 '한국 미용사'라는 꿈을 이뤘지만 정작 그는 대구이주여성인권센터에 터를 잡았다.

이에 대해 탕 씨는 "결혼이주여성을 집에서 '밥 해주는 여자'로 생각하는 한국인 남편들이 더러 있어요. 아직도 한 가족의 구성원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이들 돕고 싶어서 이 일을 택했어요"라고 말했다.

이들이 활기차게 직장 생활을 할 수 있었던 것은 남편과 시댁 식구의 지지와 격려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5년 전 한국에 온 니감시리 씨는 5살 된 아들이 있지만 슈퍼마켓 주인인 남편(36)과 시어머니에게 맡기고 일하는 '워킹 맘'이다. 그는 인권센터에서 상담과 법률 지원 업무뿐 아니라 초등학교와 중학교에서'다문화 강의'도 하는 선생님이다. 그는 "아이돌 가수 2PM의 멤버 닉쿤이 태국 출신이라서 그런지 태국에 관심 갖고 질문하는 학생들이 많다"며 "아이들에게 다문화 가정의 특수성과 결혼이민여성을 차별하지 말아야 한다고 설명하면 진지하게 듣는다"고 말했다.

베트남에서 온 팡 씨도 마찬가지다. 팔공산 인근에서 복숭아와 포도 농사를 짓는 남편(46)은 바깥일 하는 아내를 적극 격려해주고 있다. 베트남에서 약대 공부를 포기하고 자신을 따라 선뜻 나선 헌신적인 아내에 대한 고마움과 미안함에서다.

팡 씨는 "나이 차이가 많이 나고 직장 생활을 하는데도 남편은 내가 부족한 부분을 채워준다. 농담삼아 '밖에서 돈 많이 벌어오라'며 이해해주는 우리 남편이 최고다"며 엄지 손가락을 치켜세웠다.

하지만 이처럼 결혼이주여성을 진짜 아내와 가족으로 인정하는 한국인 남편과 시댁 식구들은 그리 많지 않은 실정이다.

대구이주여성인권센터 강혜숙 대표는 "결혼이주여성이'집에서 일하는 사람'이 아니라 '나의 아내', '나의 며느리'로 품어준다면 이들이 우리 사회의 주역으로 당당히 자리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황수영기자 swimmi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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