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흘린 땀방울만큼 아름답고 멋진 근력이 만들어지죠. 우리나라 최고의 몸짱이 될 겁니다."
이달 6일 대구서부공고(교장 광현철) 보디빌딩부 훈련장. 키가 크고 육중한 근육질의 학생들이 각종 운동기구를 들고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코치의 쩌렁쩌렁한 기합소리에 학생들은 고통을 참으며 포기하지 않고 훈련했다.
지역 고교 가운데 유일하게 보디빌딩부가 있는 대구서부공고의 이하성(3년), 오한영(2년), 김지섭(2년), 박병찬(3년), 오대한(2년), 경동욱(1년)은 국내 최고 보디빌더를 꿈꾸는 '6인방'이다.
이들은 이달 15일 미스터대구선발대회에 이어 다음달 25일 열리는 2011 미스터코리아선발대회 출전을 앞두고 휴일도 없이 훈련에 열중하고 있다.
"공부가 인생의 전부는 아니잖아요. 우린 남들이 잘 하지 않는 보디빌딩에 인생을 걸었습니다."
이들은 대회를 앞둔 요즘 치밀하게 운동 스케줄을 짜 신체 부위별로 운동하고 있다. 월'목요일은 등'가슴'복근운동, 화'금요일은 어깨'팔'복근운동, 수'토요일은 하체'복근운동으로 나눠 매일 오후 3시부터 오후 9시 30분까지 한 차례 휴식만 갖고 맹훈련을 하고 있다.
"하루 윗몸일으키기 500개는 기본입니다. 중량 350㎏을 다리로 밀고 내리고 하는 하체운동이 가장 힘들어요. 바벨을 들고 허리를 굽혔다 일으켰다 하는 허리운동도 고되죠."
이들은 보디빌딩부에 들어와 처음 하체운동을 할 땐 먹은 음식물을 모두 토했다고 한다. 훈련이 너무 힘들었기 때문이다.
"보디빌딩은 운동도 중요하지만 음식조절이 핵심입니다. 맵고 짜고 기름진 음식은 피하고 닭가슴살, 맨밥, 감자, 고구마, 과일을 365일 먹습니다. 그래서 보디빌딩하는 사람을 도시 속 수도생이라고 일컫기도 해요."
최연소 주니어국가대표인 오한영은 작년 10월 바레인 아시아 보디빌딩선수권대회 75㎏ 이상에 출전, 4위를 했고 같은 해 6월 제11회 전국 대학 및 고교보디빌딩대회 80㎏ 이상에 출전, 1위를 차지했다. 김지섭은 작년 9월 제40회 YMCA 전국 보디빌딩대회 80㎏에 출전해 1위에, 이하성은 지난달 제12회 전국 대학 및 고교보디빌딩대회 65㎏에 출전, 1위를 차지했다.
대구서부공고는 2005년 9월 보디빌딩부를 창단한 이래 6년 만에 전국 고교 보디빌딩 최강자의 위치에 올랐다.
"보디빌딩은 순수한 열정 없이는 불가능한 운동이죠. 고된 훈련이지만 하루하루 자신의 몸이 만들어지는 것을 보면서 보람을 느끼죠."
헬스장에서 취미로 1년간 운동하다 학교 보디빌딩부에 들어온 오한영 군은 "호기심에 운동부를 찾았다가 형들이 친동생처럼 대해주고 운동도 재미있어 보디빌딩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고 했다. 부모의 반대를 무릅쓰고 운동을 시작한 오 군은 작년 4월 미스터대구선발대회 고등부 1위를 차지하고 나서야 부모가 운동하는 것을 인정해줬다고 했다.
보디빌딩 훈련 5개월 만에 전국대회 금메달을 딴 이하성 군은 "평소 불규칙한 생활습관이 규칙적으로 바뀌었어요. 체육 관련 대학으로 진학해 체육 지도자가 되는 게 꿈입니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 학교 보디빌딩부가 단시일에 전국 최강에 오른 데는 김명섭(43) 코치의 역할이 컸다. 2001년 미스터코리아 출신인 그는 지금도 보디빌딩 국가대표 현역선수다. 미스터아시아대회 3회 출전, 금메달 2개와 은메달을 땄고 미스터세계대회에도 출전해 3위 입상 기록도 갖고 있다. 그는 보디빌딩부 창단 초창기에 3년 동안 봉급도 안 받고 무료로 학생들을 지도했다.
김 코치는 "나도 현역선수로 뛰면서 학생과 함께 운동하니 일석이조 아닙니까. 학생들이 잘 따라줘 고맙기만 합니다"며 만족해했다.
이영재(47) 보디빌딩부 감독은 "서부공고가 최강의 보디빌딩부로 성장한 것은 학교의 열의와 지원, 코치의 실력 등 3박자가 갖춰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동석기자 dotory125@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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