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집에 초대받아 제가 그린 그림을 본 지인들도 저마다 좋다는 그림이 달라요. 언제나 모범답안을 요구하는 일상생활에서 틀린 것도, 다른 것도 있을 수 있다는 사실이 위안이 되죠."
포항 구룡포 출신인 KBS 백승주(35) 아나운서가 자신의 첫 개인전을 연다. 2009년 첫 그림을 그린 뒤 지금까지 그려온 작품 30여 점을 내놓는다. 특별한 주제는 없다. 그는 "굳이 말하자면 색깔의 향연, 색의 난장"이라고 설명했다.
백 아나운서는 그림을 정식으로 배운 적이 없다. 아니 그림이 너무 싫었다. 초교 4학년 때 '미래도시'를 주제로 한 미술 수업에서 선생님이 백 아나운서의 그림을 손에 들고 교탁으로 갔다. "여러분, 이렇게 그려서는 안 돼요. 빨간색과 청록색은 같이 있으면 눈이 혼란스럽잖아요. 그렇죠?" 그 뒤 백 아나운서는 미술이 겁이 났다.
그랬던 그가 2년 전 리히텐슈타인의 '행복한 눈물'을 보고난 뒤 그 작품을 너무나 갖고 싶었다. 작품은 고가였다. 갖고 싶은 그림을 가질 수 있는 방법은 직접 그리는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백 아나운서는 "제 색깔을 담은 '행복한 눈물'을 완성하게 됐고 비싼 원작보다 더 소중한 그림이 됐다"며 "어떤 그림이라도 누군가에게는 잠깐의 위로가 될 수 있고 작은 추억의 조각을 꺼내게 할 수 있다면 만족"이라고 말했다.
백 아나운서의 작품은 19~29일까지 서울 삼청동 한벽원 갤러리(02-732-3777)에서 만날 수 있다.
서상현기자 subo801@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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