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과학벨트)의 입지 평가 기준을 놓고 객관성과 공정성이 결여됐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현재 마련된 기준대로라면 과학벨트 입지 선정은 수도권에 일방적으로 유리한 결과를 낳거나 정치적 나눠주기밖에 안 된다는 것이 일치된 지적이다. 급기야 김관용 경북도지사가 공정한 평가를 촉구하며 무기한 단식 농성에 돌입했다.
과학벨트위원회가 제시한 입지 요건이나 세부 평가 기준의 가장 큰 문제점은 과학벨트 입지 결정과 본질적으로 무관한 지표를 적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국제공항 접근성과 전국 시'군 간 거리 등이 바로 그것이다. 이는 수도권과 가까운 특정 지역에 일방적으로 유리하게 작용할 수밖에 없다. 특히 전국 시'군 간 거리는 국제벨트 조성에 왜 이런 기준이 필요한지 납득하기 어렵다.
그뿐만 아니다. 연구 기반에 대한 평가 기준도 피상적이라는 문제를 안고 있다. 과학벨트가 성공하려면 그 지역의 연구개발(R&D)의 질적 수준이 높아야 한다. 이를 측정하는 대표적 기준으로는 과학기술논문 1편당 인용 횟수, 총연구개발비 대비 특허출원 비중, 연구비당 성과 현황 등을 들 수 있다. 투입 대비 산출이 얼마나 효율적인가를 들여다봐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과학벨트위원회의 평가 기준은 R&D투자, 연구인력, 장비 등 양적 지표에 치중되어 있다. 이런 평가 기준은 누가 봐도 수긍할 수 있는 입지 결정으로 이어지기 어렵다.
과학벨트는 국가백년대계의 중차대한 사업이다. 정치적 이해관계에 매몰돼 '과학'과는 관계없는 엉뚱한 기준으로 입지가 결정되는 일은 결코 있어서는 안 된다. 그런 점에서 과학벨트위원회는 기존의 입지 평가 기준을 전면 철회하고 공정하고 새로운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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