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이 순간에도 남극의 빙하는 조금씩 녹고 있다. 그로부터 수천㎞ 떨어져 사는 우리에게 무시무시한 현실이지만 이를 직시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사진작가 임영균은 2008년부터 남극에서 빙하를 촬영해오고 있다. 남극의 빙하에서 떨어져 나간 수많은 파편들은 인간들에게 지구 온난화를 예방하라는 강력한 암시와도 같다.
남극을 촬영한 작가의 사진에는 명상적인 분위기가 강하게 자리하고 있다. 그가 사진에 담은 남극의 여러 모습은 이 시대 최대 이슈인 지구 환경 문제에 가장 직접적으로 맞닥뜨리게 된다. 빙산은 풍경으로서 이채롭고 신비롭기까지 하지만 반면 이 아름다운 풍경이 지금도 조금씩 사라져 가고 있다는 메시지를 던진다.
그의 고요한 사진 속에는 바닷가 위에 빙하 조각이 떠밀려 올라와 있다. 이 푸르스름한 얼음 덩어리는 시커먼 해변과 기이한 동거를 하고 있다. 작가가 찍었던 이 얼음 덩어리는 아마 지금쯤 사라져 버렸을 것이다. 이처럼 고요하고 명상적인 사진은 수많은 이미지들과 오버랩된다. 지난해 뉴욕사진페스티벌 큐레이터 프레드 리친은 작가의 사진을 두고 "임영균의 사진은 지구에 대한 기록을 넘어 지구에 대한 명상"이라고 설명한다.
작가는 "이것이 어쩌면 우리가 볼 수 있는 남극의 마지막 빙하일지도 모른다"고 말한다. 실제로 작가가 방문했던 2008년과 2011년에 빙하의 모습은 큰 차이가 있었다고 한다. 그만큼 빠른 속도로 지구 온난화가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번 사진전은 6월 3일까지 시오갤러리(대구 수성구 지산동) 개관기념전으로 열린다. 053)246-4688.
최세정기자 beaco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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