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천억 시장을 잡아라.'
현대백화점 대구점 개점이 임박하면서 '상품권 판매'를 둘러싼 지역 백화점 업계의 물밑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상품권 시장 규모가 갈수록 커지고 있고 백화점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상품권 비중도 해마다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상품권 시장은 7조원대로 이 중 백화점 상품권이 4조원대에 이르며 대구경북 상품권 시장 규모도 7천억원 정도로 추정되고 있다.
현재 지역 내 백화점 상품권 시장은 대구와 롯데, 동아백화점 등 3개 업체가 장악하고 있다.
하지만 현대백화점 등장으로 기존 업체들의 상품권 매출 순위에도 지각변동이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대구의 주력 산업 중 하나가 자동차 관련 업체들이고 대부분이 현대자동차와 관련이 있다"며 "계열이 분리됐지만 현대백화점과 현대자동차는 한가족이나 같아 백화점마다 위기의식이 팽배하다"고 말했다.
후발주자인 현대백화점 측도 자사 상품권 유통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해부터 기업과 호텔 등을 상대로 상품권 영업에 이미 돌입했고 판촉 행사를 정기적으로 열고 있다.
또 옥외, 전단, 우편 광고를 이달부터 본격화 하고 있다.
현대백화점 김영준 부장은 "현대백화점 상품권은 전국적으로 가맹점과 제휴점이 포진해 있어 어느 도시 어느 곳을 가서라도 화폐처럼 사용할 수 있는 게 장점"이라며 "하지만 현대백화점 대구점은 대구경북 1호점인 만큼 전국 제휴점 외에 대구 토종 기업은 물론 서비스업종에까지 가맹점을 넓혀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현대백화점은 이미 2009년 추석을 앞두고 업계에서 가장 먼저 5만원 신권 크기의 상품권을 선보여 호응을 얻은 바 있다.
대구백화점은 '제2 화폐론'을 내세우며 제휴 업체 확대로 수성 의지를 다지고 있다.
대구백화점은 2000년 4월 대구 문화예술회관, 프린스호텔, 인터불고호텔, 신세계백화점, 이마트, 홈플러스 등 상품권 공동사용에 대한 제휴협정을 체결했다. 또 지역 병원 140개 병원을 가맹점으로 확보하고 있으며 더욱 확대해 나가고 있다. 올해 들어서도 커피명가, 파스타에바스타 등 다양한 업체와 제휴를 맺었다.
구승본 이사는 "사용처가 늘면서 상품권 가맹점에서 결제돼 돌아오는'회수율'이 매년 10~15% 높은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며 "백화점과 마트뿐 아니라 커피전문점, 병원 검진 등에서도 대백상품권이 결제수단으로 활용도가 높다"라고 말했다.
롯데백화점은 아예 리뉴얼한 상품권으로 승부수를 띄우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이달부터 기존 상품권보다 크기를 줄인 신권을 출시해 전점에서 유통시키고 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지난 2009년 6월부터 지폐의 크기가 줄면서 새로 출시되는 지갑 크기도 덩달아 작아졌다"며 "상품권을 지갑 크기에 맞춤으로써 고객들에게 한걸음 더 다가 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
지난 1일로 동아백화점을 인수한 지 한 돌을 맞은 이랜드리테일도 상품권 마케팅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상품권을 사용해도 현금처럼 동아백화점 포인트가 적립 되며 현금영수증의 혜택은 물론 차액도 현금으로 돌려받을 수 있도록 했다.
동아백화점 재무회계팀 정성찬 과장은"백화점 상품권은 고객의 입장에서는 현금과 거의 동일한 결제수단으로 인식되면서도 현금과 달리 선물로서 부담이 적어 감사선물로 판매가 매년 증가하고 있다"며 "백화점 입장에서도 신규고객 창출 효과와 고정고객 확대 등의 긍정적 요인이 많아 판매 활성화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상준기자 new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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