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독자 태국 무료 탐방] <4>두 대학생의 불교문화 답사-글·사진 신혜안(20·여·경북대

200여년 지났어도 화려함 여전 왕궁관광 짧은 옷은 안돼요

하늘을 찌를 듯한 10여 개의 왕궁 첨탑들이 눈길을 끈다.
하늘을 찌를 듯한 10여 개의 왕궁 첨탑들이 눈길을 끈다.
태국 왕궁에 위치한 사천왕상 수호신.
태국 왕궁에 위치한 사천왕상 수호신.

"태국에는 불교의 자비가 사회 전반에 흐른다. 혼란한 듯해도 폭력 사태를 찾아보기 힘들어."

태국 불교문화 탐방에는 지역의 대학생 2명이 따로 참가했다. 이들은 나라 전체가 불교문화로 가득 찬 태국 곳곳을 돌아보고 느낀 점들을 자신만의 언어로 표현했다. 이들을 따라 태국의 불교문화와 인근 여행지로 떠나보자.

◆왕실 전용 예불당, 에메랄드 사원

방콕 수완나품(suvarnabhumi) 국제공항에 도착하자마자 후텁지근한 방콕의 공기 때문에 여기저기서 '아! 덥다'는 소리가 들려왔다. 나도 비닐하우스 안에 들어온 것 같다고 생각하며 입고 있던 겉옷을 벗어들었다. 캐리어를 끌고 약속된 장소로 가니 현지인 가이드들이 이름이 적힌 팻말을 들고 서 있었다.

태국은 불교가 국교로 지정되어 있는 동남아시아의 대표적인 불교국가이다. 살생을 금하는 불교의 영향으로 태국인들은 유기견을 안락사시키거나 다치게 하지 않는다. 주인이 없는 개라도 자유롭게 거리를 활보하고 다닌다. 그뿐만 아니라 개 역시 전생에 사람이었다고 믿는 불교의 내세사상 때문에 주인 없는 개들에게 밥과 잠자리를 제공하기까지 한다. 그래서인지 태국의 개들은 낯선 사람이 아무리 가까이 지나가도 경계하지 않고 오히려 먼저 다가와 주위를 맴돌며 킁킁거린다.

태국 사람들은 대체로 유난히 선하고 친절한데다 얼굴에 늘 미소를 짓고 있기 때문에 태국은 친절과 미소의 나라라고 불린다. 그 이유로 태국의 불교문화를 드는 사람이 많다. 지금은 없어졌지만 얼마 전까지만 해도, 우리나라 남자들이 군대에 가듯이 태국 남자들은 일정 기간 승려생활을 해야 할 정도로 불교는 태국 사람들의 일상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다. 태국 버스에는 승려만을 위한 좌석이 따로 있을 정도라고 한다.

방콕의 명소인 왕궁과, 에메랄드 사원 그리고 왓포 사원. 이곳들은 태국에 오기 전 여행 책자를 뒤적일 때마다 혹은 인터넷으로 다른 사람들의 여행기를 찾아볼 때마다 빠지지 않고 등장하곤 했다. 사실 평소에는 옛날 건물 구경을 지루하게 여겼지만, 사진으로 접한 왕궁이 굉장히 아름다워서 기대가 많이 됐다. 태국의 불교문화를 느껴보고자 하는 이번 여행의 테마에 가장 어울리는 곳이라서 떨렸던 이유도 있다.

왕궁투어의 가이드는 라이선스가 있는 현지인만이 할 수 있어 왕궁 투어를 위한 현지인 가이드를 만났다. 반바지나 짧은 치마 차림으로는 입장할 수 없다며 긴 치마를 빌려서 나눠 줬는데 나는 미리 긴 바지를 입고 나왔기 때문에 입장권만 받아들고 들어갔다. 태국어로 외우기도 벅찰 것 같은 긴 설명을 가이드 아저씨는 유창한 한국어로 해줬다. 1782년에 라마 1세가 왕궁과 왕실 전용 예불당인 에메랄드 사원(왓 프라깨오'Wat Phra Kaew)를 지었다. 태국 왕실의 상징적인 건물이기 때문에, 왕실의 공식행사만 이곳에서 거행되고 왕실 일가는 치트랄라다 궁전(Chitralada Palace)이라는 곳에 산다.

왕궁의 북쪽에 위치한 에메랄드 사원(Wat Phra Kaew)은 왕궁과 직접 연결되는 통로가 있는 왕실 전용 사원이다. 다른 사원과는 달리 왕궁에 속해 있는 사원이며, 따라서 승려가 관리하는 것이 아니라 왕이 직접 관리하고 있다.

왓포 사원은 16세기에 만들어진 사원으로 방콕보다 역사가 더 오래됐다고 한다. 왓포 사원은 방콕에서 가장 규모가 큰 사원이며 이곳 와불상은 태국에서 가장 높은 불상이기도 하다. 그런데 우리 일행은 왓포 사원은 구경하지 못했다.

다들 태국은 한 번 다녀오면 더 가고 싶어진다더니 그 말이 맞았다. 3박 4일은 너무 아쉽다. 몇 달쯤 태국에서 살아보고 싶다.

글·사진 신혜안(20·여·경북대 국어국문학과 2년)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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