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구미취수장 붕괴 3월 말부터 징후"

안전대책 구미시 요구…수공, 무성의 보강작업

한국수자원공사가 8일 붕괴돼 5일 동안 단수사태를 불러온 구미광역취수장 가물막이를 12일 복구하고 정상적인 생활 및 공업용수를 공급하고 있다.
한국수자원공사가 8일 붕괴돼 5일 동안 단수사태를 불러온 구미광역취수장 가물막이를 12일 복구하고 정상적인 생활 및 공업용수를 공급하고 있다.

8일 구미광역취수장 가물막이가 붕괴되면서 5일 동안 구미'칠곡'김천지역에 초유의 단수 재앙을 초래한 것은 한국수자원공사의 안일한 대응이 불러온 인재였다는 정황이 속속 밝혀지고 있다.

특히 구미시는 지난해부터 수차례에 걸쳐 수자원공사 구미권관리단에 4대강사업과 관련, 수돗물의 안정적 공급대책을 수립해 줄 것을 요구(본지 9일자 3면 보도)하는 공문을 보냈으며, 지난달엔 구미광역취수장 가물막이 붕괴 징후가 있었는데도 제대로 보강작업이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구미시가 보낸 공문에 따르면 구미광역취수장의 가물막이를 시트파일과 석출형 돌망태 등으로 설계해 준설로 인한 하천수위 저하에 대비할 것을 주문했던 사실이 밝혀졌다. 그러나 수자원공사는 일부 구간에만 돌망태로 시공하고 나머지 구간에는 흙과 모래를 쌓아 가물막이를 만들어 부실시공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3월 말 구미광역취수장 가물막이 틈새가 벌어지는 사고가 발생했지만, 수자원공사 측은 지지대를 받쳐 밑에 사석을 채우고 모래 자루로만 보강하는 등 허술한 보강공사를 벌였다고 구미시는 지적했다.

8일 오전 6시쯤 낙동강 물을 모아 취수하기 위해 설치한 총 길이 200여m의 가물막이 중 50여m가 유실돼 물을 끌어들이는 파이프라인이 빠지면서 생활 및 공업용수 공급이 끊겼다. 이번 사고의 가장 큰 원인은 최근 잦은 비로 물이 불어났고 낙동강사업으로 강바닥을 수m 준설하면서 유량 및 유속이 예년에 비해 2배 정도 증가해 가물막이가 이를 버텨내지 못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토목 전문가들은 낙동강 준설공사로 수위가 낮아지면서 길이가 짧은 시트파일 아래로 물이 새면서 모래가 서서히 흘러내리는 바람에 가물막이가 무너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수자원공사는 구미광역취수장 가물막이에 사용한 시트파일을 대부분 15m짜리로 사용했지만, 붕괴된 지점은 6m짜리로 시공해 화를 자초했다. 또 구미광역취수장은 낙동강사업 28공구 안에 있으며, 이곳 현장에서 밤낮으로 강바닥을 파내는 작업이 이어져 취수장 인근 바닥의 모래가 많이 사라져 가물막이 붕괴 위험을 안고 있었다는 것.

구미시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수자원공사 구미권관리단과 낙동강살리기 26공구에서 30공구까지 시공사들에게 하도 준설 및 기타 공사로 인해 수질오염, 우수기 임시 시설물 유실 등이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안전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수차례 공문을 발송했다"며 "이미 3월 말 구미광역취수장 가물막이 틈새가 벌어지는 사고가 발생했지만, 허술한 보강공사를 해 화를 키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국수자원공사 구미권관리단 관계자는 "이 당시 붕괴 위험은 없었다. 단순하게 구미광역취수장 가물막이에 대해 보강작업을 했을 뿐이었다"고 설명했다.

이번 사고가 4대강사업에 따른 재앙이란 여론이 들끓자, 국토해양부와 환경부가 다음 주 구미 수돗물 공급중단사태에 대한 대책마련 회의가 예정돼 있고, 한나라당 황우여 원내대표가 17일 사고현장을 찾는 등 정부와 여당이 해법찾기에 나섰다. 구미'이창희기자 lch888@msnet.co.kr 전병용기자yong12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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