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부동산 시장이 '5월의 승부'를 시작한다.
이달에만 2006년 이후 최대인 5개 단지, 4천여 가구에 대한 분양에 들어가는데다 분양 성적이 침체기에서 벗어나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지역 부동산 시장에 미칠 여파가 상당한 때문이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계약률이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 향후 지역 분양 시장에 상당한 활기를 불어넣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기대 이하 성적이 되면 회복기에 있는 시장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달 분양 단지는 수성구에서 20일 화성산업의 '범어숲 화성파크단지'와 코오롱건설의 '수성못 하늘채' 단지가, 동구는 27일 GS건설의 동구 '신천 자이'와 포스코건설의 이시아폴리스 단지내 '더샵 2차' 단지가 각각 분양에 들어간다. 또 삼정건설이 달서구 감삼동에 '브리티시 용산' 단지를 이달 말 분양한다.
▶분양 전망은
대구 부동산 시장은 5년 전인 2006년, '아픈 5월의 경험'을 갖고 있다.
수성구 수성 3가 지역과 달서구 월배 지역에서 중대형 아파트 분양 물량이 한꺼번에 쏟아지면서 시장이 급격하게 침체됐기 때문이다. 당시 시공사들은 차별화된 단지를 내세우며 분양가 고공행진을 이어갔고 150㎡(45평)이 넘는 중대형이 분양 물량의 70%를 넘어섰다.
부동산 114 이진우 지사장은 "수성구 평당 분양 가격이 1천200만원에 이르는 등 분양가가 지나치게 올랐고 정부에서 부동산 규제에 들어가면서 시장이 침몰했다"고 말했다.
수요자들이 등을 돌리면서 미분양은 2만 가구를 넘어섰고 기존 아파트 거래까지 감소하면서 지난해까지 극심한 침체기를 겪었다.
하지만 올해 '5월 분양 시장'에 대해서는 조심스럽지만 장밋빛 전망이 우세하다.
분양 물량 중 100㎡ 이하의 중소형이 90%에 이르고 분양 가격 또한 낮아진 때문이다.
시공사 관계자들은 "전체 분양 물량이 많지만 중소형 아파트가 심각한 공급난을 겪고 있고 분양가격도 상대적으로 저렴해 수요자들의 관심을 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미분양이 줄고, 아파트 거래 건수가 증가하는 등 부동산 체질이 변한 것도 분양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대구시에 따르면 4월 지역 미분양 물량은 1만561가구로 한달간 764가구가 감소했으며 지난해 10월 대비 5천여 가구가 줄어들었다. 지역 미분양 아파트 중 전용면적 60㎡(20평형) 이하 가구는 없으며 85㎡(30평) 이하는 22%에 불과하다.
또 지난 3월 아파트 실거래 신고 건수도 4천245건으로, 실거래가 신고 제도가 시작된 2006년 이후 가장 많은 건수를 기록했다. 지난 5년간 월 평균 거래량은 2천여 건 안팎 정도.
이에 힘입어 아파트 매매 가격도 올들어 지난달까지 4.2%, 전세가는 6.2% 올라 2005년 이후 단기 상승폭으로는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적자 분양가(?)
부동산 시장 환경이 개선되고 있지만 분양에 나선 시공사들의 부담은 상당하다.
동시 분양 물량이 4천여 가구에 이르는데다 대구 부동산 시장이 '회복세'는 보이고 있지만 '호황기'로 판단하기는 이른 때문이다.
이에 따라 분양 단지마다 '다시 올 수 없는 가격'을 집중 홍보하고 있다.
대다수 단지가 2006년 이전 부지 매입을 해 이자 부담이 많고 원자재값 급등으로 원가는 상승했지만 수익성을 포기하고 '소비자 눈높이 가격'에 분양가를 책정했다는 논리를 펴고 있는 것.
5년 만에 재분양에 들어가는 화성산업의 범어숲 파크드림 S단지의 경우 분양가격이 평당 1천200만원에서 900만원대로 내려갔으며 신천자이도 800만원에서 700만원대로 내렸다.
화성산업 관계자는 "중도금 무이자와 발코니 확장 무료 시공까지 더하면 실 분양가는 2006년보다 30% 이상 내려갔다"며 "입주 시점이 3년 후인 것을 감안하면 체감 분양가는 더욱 낮다"고 밝혔다.
수성못 하늘채와 이시아폴리스 더 샵 2차 단지도 '적자 분양'을 내세우고 있다.
코오롱 건설 관계자는 "재개발 사업인 수성못 하늘채는 5년 전 분양을 예상하고 수주한 단지로 현재는 적자폭을 얼마나 줄이는냐에 초점을 맞춘 사업장"이라고 밝혔다.
실제 시공사들은 분양이 임박한 현재까지도 최종 분양 가격을 두고 시장 눈치를 보며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5월 분양 단지에 대한 수요자들의 반응은 현재 '긍정적'이다.
시공사 관계자들은 "사전 영업을 시작한 이후 문의 전화가 하루 평균 100~200여 통씩 꾸준히 걸려오고 있다"며 "수요자들의 반응은 확실히 달라졌지만 계약률을 전망하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재협기자 ljh@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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