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광고미학] (42)에코그린 마케팅, 함평 나비축제

'나비=함평' 국내 대표 축제로…지자체'기업 앞다퉈 벤치마킹

'자연이 좋다. 사람이 좋다. 이 둘의 조화가 바로 에코그린 마케팅!'

21세기의 흐름은 에코그린이다. 생태계가 푸르고 싱그럽고, 사람은 활기가 넘친다면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지구라는 이 행성도 행복해할 것이다. 요즘은 또 각 지자체마다 이처럼 자연과 함께하는 이벤트나 행사가 줄을 잇고 있다. 제1회 전국 낙동강 물길따라 걷기대회가 이달 14일 경북 고령에서 열렸으며, 21일에는 문경새재 옛길 달빛사랑 여행, '과거길 사랑이야기'가 개최된다. 우리 정부가 표방하는 녹색성장도 에코그린 마케팅에 해당한다. 우리나라가 이달 12일 덴마크와 세계 최초로 녹색성장 동맹을 맺은 것은 미래의 성장동력이 될 녹색산업을 통한 윈-윈 효과를 기대하기 때문이다. 덴마크는 1인당 국민소득이 6만달러가 넘는, 세계 최고의 녹색 선진국이기 때문에 그 의미는 크다. 한국은 이처럼 모범적인 녹색성장을 하고 있는 덴마크와 손을 잡으면서 세계 녹색산업을 선도할 기회를 잡게 됐다. 전 세계의 국가와 해당 지자체뿐 아니라 기업들까지 에코그린 마케팅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에코그린 마케팅의 성공 사례를 함평의 나비축제를 통해 알아보자.

'13회 함평 나비 대축제, 12일간 일정 마무리, 관광객 30여만 명, 입장료 수입 7억6천만원, 행사현장 매출 12억원.' 함평군의 올해 나비 대축제에 관한 자료를 요청하자 전자메일을 통해 날아온 주요 행사결산이다. 단일 행사로는 큰 규모이며, 해마다 더 풍성해지고 있다. '나비와 함께 행복한 세상!'이란 주제로 열린 올해에는 함평천지 한우, 음식점, 체험장, 추억의 장터, 할머니 장터 등 행사 현장에서 군민 등이 직접 운영한 농'특'축산물 판매장의 매출이 12억원에 달했다.

또 개화 시기가 축제 개막과 딱 맞물려 샛노란 유채꽃 물결이 장관을 이룬 드넓고 아름다운 행사장은 관광객들의 눈을 즐겁게 했다. 올해 처음으로 도입한 야외 나비 날리기 행사와 호주 신체극단의 곤충 퍼포먼스 공연은 이번 축제의 인기 아이템으로 자리를 잡았다.

가족과 함께 온 아이들에게 최고 인기 프로그램인 미꾸라지 잡기 체험장은 올해도 어린이 관광객들의 인기를 독차지했다. 전통 가축몰이, 보리피리 불기, 젖소목장 나들이, 전통 민속놀이 등 풍성한 체험장도 축제의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렸다.

'함평은 나비 하나로 떴다'는 얘기가 말 그대로임을 보여주고 있다. 심지어 이 나비축제의 성공은 하나의 에코그린 마케팅 성공사례로 외부의 벤치마킹 대표 사례가 되고 있다. '참 공부 많이 했습니다.' 대기업의 마케팅 도사들이 전남 함평군의 공무원들에게 큰절을 올린다고 한다.

'창조경영' 현장 견학을 위해 함평을 방문한 구학서 신세계 부회장과 임원들은 함평 나비쌀 20㎏들이 625포대를 구매해 이를 광주와 전남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전달했다.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셈'이다.

해마다 계절의 여왕, 가정의 달인 5월이 되면 전라도 일대를 들썩이게 하는 이 나비 대축제의 스토리는 이렇다. 원래 함평은 나비가 많이 사는 고장이 아니고, 그야말로 아무것도 없는 불모의 땅에서 '나비의 꿈'이 이뤄진 것이다. 함평군은 창의적 발상의 노하우, 서로에게 끊임없이 희망과 긍정의 에너지를 불어넣어 줬다. 그를 통해 가슴 뛰는 열정의 산물로 탄생한 것이 대한민국 최고 축제로 꼽히는 함평 나비 대축제다. 나비가 함평에서 꿈을 이룬 것인지, 함평이 나비를 통해 꿈을 이룬 것인지 헛갈릴 정도로 '함평=나비'라는 공식을 국민들 머릿속에 자리 잡게 했다. 13년째 해오다 보니 그 결과물도 어마어마하다. 그동안 무려 1천만 명 이상이 다녀갔으며, 전국 최우수 축제로 뽑혔다. 경제적 효과도 2천억원을 훌쩍 넘는다. 각종 평가에서 받은 시상금만 해도 1천억원. 2006'2007년 글로벌 경영대상 지방자치단체 부문 2년 연속 대상 수상, 창의적이고 뚝심있는 리더십의 이석형 함평군수는 2008년에 전국 최고 자치단체장 1위에 올랐다. 또 일본능률협회가 주는 글로벌 경영대상 최고경영자상도 받았다.

21세기 시대 흐름에 맞는 함평군의 에코그린 마케팅 성공사례는 학계에도 파장을 미쳤다. 학자들은 이 놀라운 성공에 관한 연구논문을 잇따라 발표했고, 대기업 연구소 연구원들도 노하우를 배우기 위해 연구를 거듭하고 있다.

권성훈기자 cdr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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