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중국에 호(胡)씨 성을 가진 진사의 아들이 몸이 더웠다 추웠다 하면서 온몸을 부들부들 떨고 땀을 비 오듯이 쏟아내는 학질을 앓게 됐다. 이때 진사는 아들과 비슷한 병을 앓았던 머슴에게 땔감으로 쓰던 풀로 완치했다는 이야기를 듣게 됐다. 진사는 머슴에게 그 풀을 가져오게 해 아들에게 먹였는데 병세가 감쪽같이 호전됐다. 이에 진사는 땔감으로 쓰이는 풀이란 뜻의 시(柴)와 자신의 성씨인 호(胡)를 붙여, 그 풀을 시호(柴胡)라고 부른 것이 유래로 전해지고 있다.
그래서 시호는 예로부터 학질 같은 증상에 많이 사용되었지만, 근래에는 발열과 오한이 동반하는 감기 등의 증상에 많이 사용하는 약재이다.
시호는 우리나라 전역의 산과 들에서 자라며, 키가 40~70㎝이며, 잎은 어긋나게 달리고 갸름하며 끝이 뾰족한데 잎맥이 세로로 나 있고 마치 대나무 잎 모양과 비슷하다. 포기 전체에 털이 없으며 줄기는 단단하고 가늘고 긴 줄기 위에서 가지가 갈라진다. 뿌리줄기는 굵고 짧다. 꽃은 8, 9월에 줄기와 가지 끝에 노랗게 피는데 만개했을 때는 유채꽃과 비슷하다. 열매는 타원형이며 길이는 약 3㎜ 정도이고 9, 10월에 익는다. 번식은 포기나누기나 종자로 한다.
시호는 미나리과에 속한 여러해살이 풀인 시호의 뿌리를 10~11월께 채취하여 건조한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경북(영천'의성), 전남(여수'고흥'화순'강진) 등에서 많이 재배하고 있다. 중국에서는 허베이, 허난, 후베이, 쓰촨 등지에서 많이 생산된다.
한의학적으로 시호의 성질은 약간 차면서 맛이 쓰다.
시호의 성질은 차가우며 기(氣)를 상부로 오르게 하고 흩어지게 하는 작용이 있다. 이런 시호의 성질은 외부에서 들어온 나쁜 기운을 물리치는데 우수한 효과가 있어 감염으로 인한 발열, 오한이 동반되는 감기, 급성기관지염. 임파선염, 담낭염, 간염 등에 주로 사용한다. 일반적으로 나쁜 기운인 사기(邪氣)는 신체의 표부(表部)인 피부로부터 들어와 내부의 장부(臟腑)로 깊숙이 잠복해 가는데 시호는 사기가 중간 정도에 들어왔을 때 효과가 뛰어난 약재다. 열이 나다가 오한이 들거나, 가슴이 답답하거나, 입이 쓰면서 목이 마르고 어지러운 증상 등에 사용한다.
또 시호는 간(肝)의 기운을 잘 통하게 하는 작용이 있어 간의 막힌 곳을 풀어준다. 특히 간의 기운이 막혀서 생긴 가슴과 옆구리의 통증이나 유방통증, 생리불순, 생리통 등에 흔히 쓴다. 그 밖에도 시호는 기운을 위로 잘 오르게 해주기 때문에 기운이 아래로 처져서 생기는 권태감이나 식욕부진, 무력감, 위하수, 자궁하수, 숨이 찬 경우 등의 증상에도 자주 사용된다. 기운이 없거나 온몸이 나른하며 식욕이 없을 때 시호가 들어간 처방들이 좋은 효과를 발휘한다. 히스테리, 불면증, 갱년기 증상에도 많이 사용한다.
시호의 성분은 사이코사포닌, 스테롤화합물, 플라보노이드, 쿠마린과 그 외에 정유성분 등을 함유하고 있다. 약리학적으로 사이코사포닌의 항염작용은 염증 말기에 더 효과적이며, 스테롤화합물은 항콜레스테롤 작용과 항알레르기 활성이 강하다.
시호에서 추출한 사이코사포닌 D는 간 손상에 대한 억제 효과를 나타내는데 지속적인 독성물질의 투여로 인한 간경변을 완화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외에도 간세포의 염증 침윤 방지, 뇨단백 배설 억제, 혈중 콜레스테롤 감소 효과도 있으며 항암효과도 일부 확인되었다. 사이코사포닌 A는 동물실험에서 천식을 억제하고, 히스타민에 의한 기관지 수축을 억제하는 등 알레르기성 천식에 대한 치료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시호 추출물은 만성 위궤양에 효과가 있음이 밝혀졌으며, 혈관 내에서 콜레스테롤의 농도를 떨어뜨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아스피린만큼 혈소판에 의한 혈액 응집을 억제하여 고지혈증에 우수한 효과가 있을 것으로 추측된다. 이 외에도 시호 추출물은 해열, 진통, 소염, 항균바이러스 등의 작용이 있는 것으로 보고됐다.
이와 같이 시호는 여러 가지 증상에 사용되지만, 그 성질이 위로 기를 끌어 올리면서 나쁜 기운을 밖으로 발산시키는 효능이 있음으로 기가 허한 사람이나 평소 발열증상이 없는 두통이나 어지럼증이 있는 사람은 복용에 주의해야 한다.
전수영기자 poi2@msnet.co.kr
##클릭
◆시호차=평소 입맛이 없고 소화가 잘 되지 않으면서 식곤증이 있거나, 갱년기가 왔을 때 얼굴쪽으로 열이 오르다가 땀이 나면서 오한이 드는 경우에 도움이 될 수 있다. 건조된 시호를 깨끗이 씻은 후 6~10g을 물 2ℓ에 넣고 달여서 수시로 복용하면 도움이 된다.
◆시호주=평소 소화가 잘 되지 않고 트림이 자주 나거나 몸이 나른하고 신경이 예민한 경우에 일정한 도움이 된다.
먼저 채취한 시호 뿌리를 깨끗이 세척한다. 물기를 제거한 후 유리용기에 술과 같이 넣어서 밀봉한 상태로 6개월 정도 숙성시킨 다음 적당량을 음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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