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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속의 인물] 배신자인가? 신념가인가? 얼 브로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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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리 깊은 역사를 자랑하는 공산당….' 자본주의 종주국이자 반공국가인 미국의 얘기라면 놀랍지 않은가. 창당 연도가 1919년이다. 러시아혁명 발발 2년 뒤이고 중국 공산당보다 2년이나 앞선다. 현재는 당원이 거의 없지만 한때는 10만 명에 달했다.

1930년대 대공황을 전후해 미국 공산당의 전성기를 이끈 인물은 얼 브로더(1891~1973)였다. 1891년 오늘, 캔자스주에서 좌파 성향의 가정에서 태어나 어릴 때부터 노동운동을 했다. 1930년 당서열 1위인 총비서를 맡아 14년간 당을 이끌었다. 어려움 속에도 그럭저럭 당이 유지됐으나 2차세계대전 후 미국과 소련의 냉전이 시작되면서 당내 분란이 커졌다. 그는 "자본주의와 사회주의는 평화 공존할 수 있다"며 당시로는 충격적인 주장을 폈다. '미국적인' 공산당을 건설하려는 의도였지만, 1946년 소련을 추종하는 당원들에 의해 축출됐다. 그의 이름을 딴 '브러더리즘'은 수정주의자이자 배신자를 상징하는 단어가 됐다.

그는 뒷날 "쫓겨난 것이 행운이다. 시대가 변하고 있는데 소련에만 매달리는 것은 엄청난 과오"라고 했다. 이 '미국적인' 공산주의자가 쫓겨난 후 미국 공산당은 급격하게 소멸의 길을 걷는다.

박병선 편집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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