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토양·지하수 오염 가능성 높아 "주민 건강조사 급하다"

美 8군 "추가 조사 필요하다면 반드시 실시할 것"

20일 오전 경북 칠곡군의 한 시민단체 간부가 고엽제로 쓰이는 독성물질이 묻혀있다는 왜관읍 미군기지 캠프캐럴를 가리키고 있다. 김태형기자
20일 오전 경북 칠곡군의 한 시민단체 간부가 고엽제로 쓰이는 독성물질이 묻혀있다는 왜관읍 미군기지 캠프캐럴를 가리키고 있다. 김태형기자

환경부는 30여 년 전 칠곡 미군기지 캠프 캐럴에 고엽제로 쓰이는 독성물질을 묻었다는 전직 주한미군의 증언과 관련해 20일 캠프 캐럴 주변에 대한 답사와 전문가 회의 등을 통해 환경영향 조사에 들어갔다.

환경부는 19일 오후 열린 한미주둔군지위협정(SOFA) 환경분과위원회에서 미군 측에 사실 확인을 촉구했으며, 미군 측은 과거 관련 자료를 조사하고 있는 중이지만 지금까지 해당 기록을 찾지 못했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주한 미8군사령부는 특히 "추가 조사가 필요하면 반드시 실시할 것"이라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환경부 관계자는 "SOFA 환경분과위에서 주한 미군 측에 사실 확인을 촉구했으며, 향후 분과위 정식 안건 상정을 통해 미군기지 내부 공동조사를 요청했다"고 말했다. 또 "미군 측의 자체 확인결과를 보고 기지 주변에 대한 환경조사를 해보면 고엽제 매립 여부에 대한 기초적인 판단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 결과를 바탕으로 미군 측과 공동조사를 벌일 것"이라고 말했다.

환경부는 이를 위해 20일 캠프 캐럴 답사와 전문가 회의를 통해 조사 방법과 범위 등을 정한 뒤 이른 시일 안에 미군기지 주변 지하수나 하천의 오염 여부를 확인하기로 했다.

환경 전문가들은 "미군이 부대 안에 고엽제를 매립했을 경우 미군기지 주변 토양과 지하수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며 철저한 진상파악 및 파급 영향 조사를 촉구했다.

녹색연합은 이날 성명을 통해 "미군이 1978년에 고엽제를 매립했다면 현재는 모두 부식돼 토양오염과 함께 지하수가 광범위하게 오염됐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면서 "환경부는 즉각적이고 정밀한 오염조사를 실시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캠프 캐럴로부터 불과 630m 떨어진 낙동강을 직접적으로 오염시켰을 가능성이 높다"며 "국민의 불안과 염려를 고려해 민관 공동조사협의체를 구성하고, 기지 주변의 평균 암'백혈병 발병률 등 주민 건강조사를 벌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주한 미8군사령부는 이와 관련, 30여 년 전 고엽제로 사용된 독성 물질을 미군기지 안에 묻었다는 전직 주한미군의 증언과 관련,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면 반드시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주한 미8군 공보관 제프 부치카우스키 중령은 19일 "관련 증언을 구체화할 수 있는 기록이 있는지 파악하고, 환경전문가에게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떤 조치를 취할 수 있는지 자문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에 있는 KPHO-TV는 16일(현지시간) 칠곡 왜관 미군기지 캠프 캐럴에 근무한 적이 있는 제대 군인의 인터뷰를 통해 1978년 어느 날 베트남 전쟁에서 고엽제로 쓰인 '에이전트 오렌지'(Agent Orange) 55갤런짜리 드럼통 250개를 기지 안에 묻었다고 증언한 내용을 보도했다.

칠곡'김성우기자 swki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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