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황우여 원내 대표의 등록금 줄이기 정책 추진 발표 이후 후폭풍이 거세다. 관계 부처와 청와대는 물론, 한나라당 내에서조차 제대로 협의를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또 발상도 치졸하다. 온갖 부실 덩어리에 덩치만 큰 대학은 그대로 두고 국민의 세금으로 등록금 부담을 줄이겠다는 것부터가 잘못이다.
현재 국내 대학은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80%가 넘는 대학 진학률에다 연간 1천만 원대의 등록금을 받으면서도 정부의 지원을 펑펑 받고 있다. 이러다 보니 적립금이 1천억 원이 넘는 대학도 있고, 재단 수익금의 80%를 대학에 투자하게 돼 있는 법령을 지키는 곳은 거의 없다. 심지어 일부 대학은 교묘하게 학과 이름만 바꿔 고액의 등록금을 받고, 정부로부터는 특성화 명목으로 지원금을 받기도 한다.
그동안 정부는 각종 지원금으로 대학을 압박해 왔다. 정부 정책에 충실한 대학에 인센티브를 주는 형식이다. 하지만 이도 한계에 이르렀다. 대표적인 것이 입학사정관제 지원 사업이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올해 351억 원을 들여 60개 대학을 차등 지원한다. 그런데 지난해 정부 지침을 어겨 지원금을 환수당한 4개 대학이 지원금이 가장 많은 선도 대학으로 선정됐다. 지침을 어기면 돌려주면 되고, 그럴듯하게 계획서를 내면 선정되니 대학으로서는 땅 짚고 헤엄치는 셈이다.
등록금 부담을 줄여야 한다는 데는 동의한다. 그러나 이 문제는 대학의 등록금 인하 유도로 풀어야 한다. 사학재단에 대한 철저한 감사가 필요한 부분이다. 법을 어기는 재단에 대해서는 끝까지 책임을 묻고, 정부의 지원금도 제한해야 한다. 부실하고 부도덕한 사학재단의 배를 불리기 위해 세금을 들여야 할 이유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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