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춤했던 '혼인 시장' 규모가 다시 커지고 있다.
금융위기로 급감했던 결혼 건수가 지난해부터 경기 회복세와 맞물려 뚜렷한 증가세를 보이면서 혼수 시장 규모도 커지고 있는 것.
혼수 업계 관계자들은 "결혼 시장은 가전이나 가구, 주택 등에 있어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부분"이라며 "결혼 시장 규모도 늘어났고 고액의 결혼 비용을 지불하는 '골든웨딩족'도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젠 결혼 할래요
지난 2007년 대구경북 지역 결혼 건수(통계청 기준)는 3만1천278건을 기록했다. 하지만 금융위기가 터지면서 결혼을 미루는 청춘남녀가 늘면서 2008년에는 2만9천377건, 2009년은 2만7천343건으로 급감했다.
금융위기로 지역에서만 한해동안 4천여 쌍의 결혼이 감소한 셈이다.
하지만 지난해 결혼 건수는 대구가 1만3천479건, 경북이 1만5천592건으로 다시 2만9천 건을 넘어섰다.
올 들어 3월까지 결혼 건수도 7천100건으로 지난해(7천190건)와 비슷한 수준을 보이고 있다.
결혼 인구 증가는 혼수 시장 호황과 이어진다.
대구백화점에 따르면 지난해 가전, 가구매출 증가세는 2009년 대비 각각 28.5%, 19.9%를 기록했다.
대백 관계자는 "가전, 가구의 최대 고객은 신혼부부며 결혼 인구가 늘면 매출도 자연스럽게 증가한다"며 "결혼 인구도 늘었지만 씀씀이도 예전에 비해 늘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예식장과 여행업계도 즐거운 표정을 짓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인기 있는 예식 장소는 3, 4개월 이후 주말 예약이 끝난 상태며 결혼 시장이 커지면서 예식장을 리모델링하는 업체들도 많다"고 말했다.
부동산 업계도 신혼 수요 증가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중소형 아파트 전세난의 주 원인으로 꼽고 있다.
부동산 114 이진우 대구지사장은 "결혼을 앞둔 예비부부들이 늘면서 지난해부터 칠곡과 달서구 지역 등에서 중소형 아파트 전세 품귀 현상이 심해졌다"며 "하지만 중소형 입주 물량은 줄어 가격이 큰폭 상승했다"고 밝혔다.
대구 지역 100㎡ 이하 중소형 아파트 입주 물량은 지난 2008년 4천600여 가구에 달했지만 지난해와 올해 입주 물량은 1천500가구와 1천700가구에 그치고 있다.
이에 따라 전세 가격은 올들어서만 8% 급등했고 매매 가격 또한 6% 이상 증가한 상태다.
◆골든웨딩 시장도 커졌다
결혼식에 고액의 비용을 지불하는 '골든웨딩' 시장도 성장세다.
업계 관계자들은 결혼식 비용으로 서울에서는 2억 이상 지역에서는 7천만~8천만원 이상을 소비하는 신혼부부를 골든웨딩족으로 분류한다.
대구웨딩연합회 박정미 이사는"지역 경제 여건이 호전되고 있고 영국 왕세손인 윌리엄과 케이트의'세기의 결혼식'이 전세계를 강타하면서'호화 웨딩'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졌다"고 말했다.
골든 웨딩은 1천만원을 넘는 웨딩복에다 결혼식 축가나 피로연을 전문 업체에 맡기며 하객들에게는 10만원짜리 식사나 고급 와인 등을 곁들인 피로연을 열고 있다.
이달 초 결혼을 한 A(33) 씨는 "혼수와 집장만을 빼고 결혼 비용이 8천만원을 넘어섰다"며 "일생에 한 번뿐인 결혼식을 폼나게 하고 싶었고 서울에서는 결혼식에 이 정도 비용을 지불하는 이들이 많다"고 말했다.
결혼 업계는 전체 예식 인구 중 1% 정도가 골든웨딩족에 속하는 것으로 보고 있으며 수는 적지만 시장 규모는 대구에서만 200억~300억원 규모가 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예식업계도 앞다퉈 1%의 골든웨딩 시장을 잡으려는 마케팅에 집중하고 있다.
지역 한 호텔 관계자는"골든웨딩족을 잡기 위해 결혼식에 유명 연예인과 연계한 다양한 패키지 공연을 준비하는 등 상품 개발에 나서고 있다"며 "결혼 시장도 상위 20% 매출이 80%를 앞지르는 파레토 법칙이 적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임상준기자 news@msnet.co.kr 김봄이기자 b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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