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울릉군민체육대회 '반쪽행사' 주민 빈축

울릉지역민과 학생들의 체육발표회가 함께 열리는 울릉군민체육대회 부대회장인 울릉교육지원청 교육장을 비롯한 체육교사들이 집단으로 체육대회에는 참석하지 않고 육지로 나가는 바람에 대회가 반쪽 행사로 열려 학부모와 주민들로부터 비난을 받고 있다.

울릉군민체육대회는 당초 금요일인 이달 27일 개최할 계획이었으나 비로 인해 하루 연기돼 28일 개최됐다. 하지만 부대회장인 김모 교육장은 물론 필드경기를 주관하는 육상필드부장인 A 중학교 체육교사 등 각급학교 대부분의 교사들도 노는 토요일을 맞아 육지로 출타했다.

이로 인해 군민체육대회는 전문지식이 없는 울릉군청 직원들과 울릉고등학교 체육교사를 급조해 육상경기를 진행하는 등 어려움을 겪었다.

매년 군민체육대회에서는 학생들의 기량을 울릉군민 전체가 모인 가운데 발표하고 초등학교, 중학교 남녀 100, 200m 경기가 시범 종목으로 열리는 등 학생들의 응원전도 이뤄진다.

그러나 이날 학생들의 경기에는 5개 초등학교 중 울릉초교, 저동초등학교 등 2개교만 출전해 반쪽행사로 치러졌고, 중등부 경기에서도 울릉중학교와 우산중학교 학생들만 지도교사 없이 출전해 중등부 경기가 취소되는 해프닝을 연출했다.

또 직장 간 화합을 위한 직장 대항 400m계주 경기에서는 첫 번째 주자가 해당 기관단체장, 두 번째 여직원 순 등으로 진행되는데 울릉교육지원청의 경우 교육장, 과장이 모두 육지에 나가 있어 젊은 계장이 기관장 대신 출전해 우승을 차지하는 바람에 '교육장이 없어야 1등을 할 수 있다'는 우스갯소리마저 나왔다.

이날 육지로 나간 울릉지역 일부 교사들은 일요일인 29일 제2호 태풍 송다의 간접적인 영향으로 포항 울릉 간 여객선 운항이 통제돼 월요일인 30일 오후 늦게 섬으로 들어왔다. 이 때문에 학생들의 월요일 수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이에 대해 지역주민들은 "육지 출장에 열심이고 '놀 토요일'은 꼭 챙기는 선생님들만 있으면 방과후 수업은 학생들의 자습으로 충당할 수밖에 없다" 며 섬지역 교육의 현실에 우려감을 나타냈다.

학부모들은 "1년만 근무하면서 절반 이상 출장, 출타, 기상 등으로 육지에 머물고 있어 울릉교육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판단 때문에 교육부가 2년을 근무하는 공모제 교육장 제도를 도입했지만 지역 발전에는 큰 역할을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울릉'허영국기자 huhy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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