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광고미학] (44) 스포테인먼트 마케팅

스포츠 통해 놀고 싶은 소비자 욕구 충족…야구장 다양한 서비스 제공

'함께 땀 흘리며, 경험을 공유하고, 승리의 기쁨도 함께 맛본다.'

이기기만 하는 스포츠 시대를 넘어 이젠 소비자가 자신과 함께 놀아주는 브랜드를 선호하는 시대가 됐다. 스포츠 마케팅의 큰 변화는 이렇게 찾아왔다. 스포츠와 엔터테인먼트를 합친 스포테인먼트 시대가 활짝 열렸다. 단순히 스포츠 브랜드를 광고하거나 보는 것이 아니라 일상의 스트레스에서 벗어나 스포츠를 통해 신나고 재미있게 놀고 싶어하는 소비자들에게 놀 거리를 제공하는 스포테인먼트 마케팅이 대세로 자리 잡고 있다.

이젠 스포츠 경기장 안에서 선수들만 즐기는 것이 아니라 관중들이 함께 신나는 세상이 되었다. 스포츠 마케팅사는 스포츠+프로슈머(소비자), 즉 스포슈머들과 함께 놀 거리를 만들어내는 솔루션을 생산해야 한다. 이를 가장 잘하고 있는 스포츠가 야구다. 야구는 올 시즌 연 관중 600만 명 시대를 예고하며, 각 구단마다 야구팬들과 함께하는 각종 신개념 서비스 마케팅이 한창이다. 실제 야구장에 가면 다양한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다.

특히 2002년 온 국민이 하나됐던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 신화는 각종 스포츠 마케팅사가 국민이 함께 뛰고 즐길 수 있도록 소비자의 마음을 이해하고 파고든 스포테인먼트 마케팅의 좋은 사례다.

다국적 광고회사 TBWA의 이원두 BTL본부장은 스포츠 마케팅을 이해하려면 BTL을 알아야 한다고 했다. BTL(Below The Line)은 온라인, 옥외매체, 이벤트, PR, PPL, POP 등 다양하게 고객과 만나는 기법이다. 반대말은 ATL(Above The Line)로 TV, 라디오, 신문, 잡지 등 기존의 4대 매체를 통한 광고활동을 말한다. 이 BTL의 대표적 사례가 2002년 월드컵 때의 다양한 이벤트와 응원전이었다. 이 쌍방향 커뮤니케이션 마케팅인 BTL은 역동적이며, 직접적인 효과가 나타나는 장점이 있다. 그래서 지금의 쌍방향 시대에 딱 맞다.

야구에서는 SK 와이번스가 2007년 스포테인먼트를 내세우며 프로야구 마케팅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켰다. 때마침 팀이 2007~2008년 한국시리즈 2연패에 성공해 성적과 흥행,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SK는 3년 전에는 스포테인먼트 2.0에 이어 2년 전에는 스포테인먼트 2.0+를 선포했다. 지난해에는 '야구장으로 소풍 가자'는 캠페인을 펼쳤다. 대성공이었다. 인천 문학구장 안팎은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쾌적한 장소로 새 단장을 했다. 먼저 팬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1루 2층 출입구에 '피크닉 로드'를 만들었다. 바닥에 인조잔디를 깔고 구름다리 등 산책로를 조성해 야구가 열리지 않는 날에도 가볍게 야외활동을 할 수 있는 공간으로 바꿨다.

VIP를 위한 '스카이박스', 음식을 먹으며 야구를 즐길 수 있는 베이스볼 카페 '드림필드' 등을 이미 갖춘 SK는 패밀리 존'바비큐 존'프렌들리 존 등 3개의 프리미엄 존을 설치, 야구장을 소풍 장소처럼 변신시켰다.

문학구장 내에는 복합 놀이공간인 '와이번스 랜드', 미니 열차인 '트램', 작은 놀이공간인 '키드존', 전문 보육교사가 배치된 '새싹놀이터' 등 다양한 부대 시설을 갖추고 있다. 이런 흐름을 타고 삼성 라이온즈 등 타 구단 역시 스포테인먼트의 관점에서 신나는 야구장 문화로 바꿔가고 있다.

이 본부장은 또 스포츠 마케팅에는 눈물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김연아 선수의 눈물에는 승리의 감동도 컸지만 10년 넘게 스스로 채찍질해가며, 또 부상에 힘겨워하며 오직 우승의 그 순간만을 위해 살아온 노력들이 눈물 속에 녹아있었다. 이에 국민들은 평생 잊지 못할 감동을 느꼈다.

때론 화려하게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못해도 꾸준히 준비하는 자에게 승리가 있고 또 메달을 따지 못하더라도 최선을 다한 선수에게 스포슈머들은 열광한다. 그래서 스포츠는 각본 없는 드라마며, 드라마보다 더 극적인 순간이 연출되지 않는가? 이것이 스포테인먼트다.

권성훈기자 cdr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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