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뮤지컬 들여다보기] 2011 DIMF, 기대작 3편

개막작 '투란도트', 창작뮤지컬 재탄생…대구 출신 배우 11명 출연

다시 뮤지컬 축제의 계절이 돌아왔다. 2006년 프레 행사로 시작해서 어느덧 5회째를 맞게 되는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이하 딤프)과 함께 대구는 뮤지컬의 마법에 빠지게 된다. 18일부터 7월 11일까지 24일간 공식초청작 7편, 창작지원작 3편, 대학생뮤지컬페스티벌 참가작 8편 등 3편의 해외초청작을 포함해 총 18편의 뮤지컬을 대구에서 만날 수 있다

예산이 줄어들어 지난해에 비해 작품의 숫자나 규모는 다소 축소된 느낌이 있지만 작품의 수준을 놓고 보자면 예년 못지않을 것으로 기대된다. 딤프 기간에 무엇을 볼까 고민하시는 분들을 위해 기대작 3편을 소개해 볼까 한다.

먼저 가장 관심이 가는 작품은 개막작으로 선정된 '투란도트'이다. 오페라 '투란도트'에 뿌리를 두고 있지만 노래와 안무, 배경 등은 새로운 시각으로 해석된 창작뮤지컬로 재탄생했다. 보이지 않는 신비한 물의 왕국 오카케오마레를 배경으로 차가운 두 개의 심장을 가진 공주 투란도트와 그녀의 사랑을 얻으려는 왕자 칼라프, 왕자를 짝사랑하는 시녀 류 세 사람의 엇갈린 사랑 이야기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지난해 12월 트라이 아웃 공연으로 뮤지컬 넘버들과 안무를 먼저 선보였던 '투란도트'는 수정'보완 작업을 거쳐 이제 완성된 뮤지컬로 관객들에게 첫선을 보이게 된다. 12월 공연 때 대중적인 음악과 화려한 군무 등 전반적인 느낌이 좋았던 터라 더욱 기대를 갖게 하는 작품이다.

스펙터클하고 웅장한 오페라를 해체시켜 얼마나 뮤지컬적인 문법에 맞게 재창조해 냈느냐 하는 것이 관건이 될 것 같다. 딤프가 제작비를 투입해서 자체 제작한 뮤지컬로 출연진 30명 가운데 11명이 대구 출신 배우들로 구성되어 있다는 것도 이채롭다. 대구에서 활동 중인 박소연, 설화 두 배우가 더블 캐스팅으로 각각 투란도트 역과 류 역을 맡아 이 무대에 오르게 되는 행운을 잡았다.

폐막작으로 선정된 중국 작품 '사랑해, 테레사'는 2008년 딤프에서 국내 최초로 중국 뮤지컬 '버터플라이즈'를 선보였던 송레이 뮤지컬 프로덕션이 브로드웨이 스태프진과 함께 제작한 작품이다. '첨밀밀'의 영화음악으로 잘 알려진 중국의 국민가수 등려군(테레사 덩)을 모티브로 만들어진 작품으로 100억원가량의 제작비가 투입된 초대형 뮤지컬이다. 상해, 홍콩, 동관 등 중국순회 공연 중인 이 작품은 첫 해외 나들이로 대구를 찾게 된다. 인간세계로 내려온 테레사가 그녀의 노래로 음악을 사랑하는 주명준과 그가 사랑하는 여인 미미의 사랑을 이루어준다는 내용의 뮤지컬이다. 영화음악과 번안곡으로 우리 귀에 익숙한 노래 '첨밀밀' 등 등려군의 아름다운 음악이 뮤지컬 넘버로 녹아들어가 있어 친근감 있게 관객에게 다가올 것으로 보인다.

딤프가 가장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분야인 창작지원작 가운데에서는 독특한 형식의 뮤지컬 한 편이 눈길을 끈다. '액터-뮤지션 뮤지컬'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시도하는 '모비딕'이 대구에서 첫선을 보이게 된다. 허먼 멜빌의 동명소설이 원작으로 거대한 흰 향유고래에게 한쪽 다리를 잃은 포경선장 에이허브가 선원들과 함께 모비딕을 추적해 사투를 벌이는 이야기를 주인공 이스마엘의 시선으로 풀어나간다.

이 작품은 배우가 노래, 연기, 춤은 물론이고 피아노, 바이올린, 첼로, 클라리넷 등의 악기 연주까지 직접 하면서 극적인 상황을 악기와 음악으로 풀어나가는 파격적인 형식이 기대감을 갖게 한다. 각 캐릭터마다 고유의 악기가 정해져 있어 악기가 배우의 신체 일부이자 캐릭터 자체를 표현하고 있다. 높은 연주 실력을 요구하는 작품의 특성상 뮤지컬 배우가 아닌 노래와 연기 경험이 전무한 전문연주자들이 연기를 겸하고 있다는 것도 특이하다. 특히 TV 예능프로 '스타킹'에서 '클래식계 닉쿤'으로 화제를 모았던 신지호가 신들린 듯한 피아노 연주와 연기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 세 작품 이외에도 기대되는 작품들이 많아 7월 11일 딤프 어워즈에서는 어떤 작품과 배우들이 수상하게 될지 벌써부터 관심이 간다. '뮤지컬로 빛나라, 글로벌로 즐겨라'라는 딤프의 슬로건처럼 뮤지컬 축제 기간 동안 대구가 뮤지컬로 즐거운 도시가 되었으면 좋겠다.

최원준 ㈜파워포엠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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