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기부터 시작된 오디오와 음반의 역사는 빠른 시간 동안 진화를 거듭해 왔다. 18세기 유럽의 귀족들이 음악을 즐기는 도구 중 하나는 오르골(orgel)이었다. DBS소리'영상박물관을 운영하고 있는 김희선 대경방송(DBS) 사장은 "오르골은 길이가 다른 금속판을 음계 순서대로 달고, 가시처럼 솟은 바늘이 촘촘히 붙은 원봉을 부착한 것으로 태엽을 감아주면 그 힘으로 원통이 돌아가면서 바늘이 금속판을 튕겨 소리를 내는 형식"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에디슨이 축음기를 발명하면서 음반의 역사에 일대 전환기가 마련됐다. 그가 처음으로 고안해 낸 작품이 바로 '틴포일'. 김 사장은 "구리로 만든 원통에 홈을 판 다음 은박지처럼 생긴 얇은 주석박을 씌워 음파의 진동이 바늘에 전해지면서 소리를 재생해 내도록 만든 것"이라고 했다. 에디슨은 1877년 이를 특허출원하면서 '포노그래프'(phoneogragh'말하는 기계)라고 이름을 붙였다.
오늘날 LP(long playing)의 원형이라고 할 수 있는 원반형 녹음매체를 제안한 것은 1887년 에밀 베를리너였다. 원반형 녹음매체의 표면에 나선 모양으로 홈을 새기고 이를 회전시켜 음을 들을 수 있도록 만든 것을 그래모폰(gramophone)이었다. 원판으로 프레스형을 만들기 때문에 동일한 레코드를 다량 복제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다.
18세기 초반은 원반형 레코드인 SP(standard play)의 시절이었다. SP는 분당 78회전하며 한 면에 최대 15분 분량의 음악을 실을 수 있었다. LP는 SP의 개량 버전이다. 1948년 콜롬비아사가 만든 이 신제품은 모양은 SP와 다를바 없었지만 LP는 분당 33과⅓씩 돌며 훨씬 긴 시간 동안 재생이 가능했기 때문에 LP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같은 시기에 하이파이 스테레오 스피커 시스템이 개발돼 음악 애호가들은 긴 시간 동안 원음에 가까운 음질을 즐길 수 있게 됐다.
비슷한 시기 한편에서는 음반 녹음 외에도 새로운 녹음 기술이 발달했다. 1898년 발데마르 풀젠은 강철 리본에 소리를 자기적으로 기록하는 텔레그래폰을 만들었었는데, 바로 자기(마그네틱)녹음 방식이었던 것. 이것은 1970년대 소형카세트의 대명사인 소니사의 워크맨의 신화로 이어지며 한 시대를 풍미했다.
끝없는 독주를 계속할 것 같았던 LP와 카세트테이프는 네덜란드 필립스사가 1979년 콤팩트디스크(CD)를 출시하면서 급격한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다. 하지만 CD역시 MP3라고 불리는 디지털저장방식이 등장하면서 뒤안길을 걷게 된다.
한윤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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