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역사 속의 인물] '언론제국'의 흥망, 로버트 맥스웰

맥스웰이라면 커피부터 생각나지만, 영미권에서는 흔한 성(姓)이다. '언론제국'을 세웠다가 허망하게 사라진 유대인 사업가 로버트 맥스웰(1923~1991)도 그렇다. 귀화하면서 영국식으로 바꾼 이름이다.

시골 가난뱅이에서 언론제국을 구축하기까지 파란만장한 삶을 살았다.

1923년 오늘, 체코의 농촌에서 태어나 학교를 3년밖에 다니지 못했지만 9개 국어를 구사했다. 영국으로 돈벌러 간 직후 고향의 부모와 다섯 형제는 나치에 의해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 죽었다. '가족의 재건'을 삶의 목표로 뒀고 아홉 아이를 낳았다. 복수를 위해 영국군에 입대, 노르망디 상륙작전에도 참가했다.

베를린에서 출판사를 하다가 영국 신문사인 '미러 그룹'을 인수하고 일간지 '유러피언'을 창간했다. 미국 '뉴욕 데일리 뉴스'를 인수, 자신의 이야기를 그 신문 1면 톱기사로 장식할 때는 세계적인 화제를 뿌렸다. 그러나 무리한 인수합병으로 언론제국이 서서히 몰락하던 와중에 자신의 호화 유람선에서 대서양에 빠져 숨졌다. 심장마비였지만 과거에 밀접했던 모사드(이스라엘 정보기관)에 의한 암살설이 나돌았다. 그가 죽자 곧바로 언론제국은 매각됐다.

박병선 편집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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