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아름다운 삶] 땅땅치킨 옥광세 대표

소외 어린이들에 몰래 도움 손길 '천사치킨 아저씨'

"새싹들은 꿈을 먹고 자란다고 하지 않습니까. 미래의 주인공인 어린이들이 희망을 갖고 바르게 자라도록 돕고 싶어요."

대구 토종 프랜차이즈 업체인 땅땅치킨 옥광세(49) 대표. 그는 소외된 어린이들을 몰래 돕는'천사 치킨 아저씨'로 소문나 있다.

치킨 판매액 일정액을 적립해 아이들을 위해 값지게 사용하고 있는 그는 소외된 어린이들의 시력보호를 위해 아동용 안경테 5천개(시가 4천만원어치)를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대구지역본부와 부산지역본부에 기증했다.

"아동기에는 시력관리가 매우 중요하잖아요. 형편이 어려워 정기적인 시력검사와 제때 안경을 교체하지 못하는 아이들을 볼 때마다 마음이 아팠어요. 눈이 건강해야 넓은 세상을 보며 밝게 살아갈 것 아닙니까."

그는 보건복지부 미아찾기 위탁기관인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실종아동 찾아주기 프로그램에도 7년째 참여하고 있다. 배달용 치킨백에 미아 2명의 사진과 인적사항을 새겨 고객들에게 알리고 있다.

"올해 초 부산 경찰서에서 미아찾기 쇼핑백을 보고 실종아동 한 명을 찾았다는 연락이 왔어요. 내 아이를 찾은 듯이 기뻐 눈물이 왈칵 쏟아지더군요."

그는 새로운 치킨메뉴를 개발해 치킨 한 마리에 50원씩 적립해 매년 어린이재단에 정기적으로 기부할 계획이라는 뜻도 밝혔다.

옥 대표는 매년 어린이날 행사가 있는 두류공원에서 미아 발생을 예방하기 위해 어린이 안전 명찰 달아주기 활동을 펼치고 있고 저소득층 아동이나 다문화가정 아동들을 돌보는 대구 북구 선유지역아동센터에 작년부터 매달 30만원씩 후원금을 전달하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푸드뱅크에도 매달 닭고기 100㎏(시가 60만~70만원)씩 5년째 제공하고 있다.

"저는 결혼한 후 첫 아기를 가슴에 묻었습니다. 선천성 심장판막증으로 3세 때 숨지고 말았죠. 마음이 터질 것만 같았어요. 아이들에 대한 사랑도 이런 연유에서인지 모르겠어요."

옥 대표는 노인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하고 있다. 올해 초 대구 북구시니어클럽과 협약을 맺고 작업장에 치킨용 비닐 일감을 한 달에 100만원 이상 지원하고 있고 작년부터 공장 폐지를 모아 매일 1t 차량 1대 분량을 북구시니어클럽에 무상으로 기증하고 있다.

"노인 일자리 창출 활성화를 위해 전국 170개 가맹점에 이달부터 돼지저금통을 설치해 기금을 모금할 예정입니다. 손님이나 가맹점 주인 등 누구나 모금에 동참할 수 있고 지정기탁도 가능합니다."

그는 독도 사랑에도 남다른 열정을 쏟고 있다. 독도지킴이 사업을 펼치는 안용복재단에 최근 후원금 1천200만원을 전달했다. 후원금은 3년 전부터 새메뉴인'독도애촌닭'을 개발, 소비자가 한 마리 구매할 때마다 본사에서 50원씩 모은 것이다. 지금도 매달 독도기금 50만~60만원씩을 적립하고 있고, 안용복재단 측에 매달 일정 금액을 후원하기로 약정했다.

30세 때 구미에서 치킨 체인점부터 시작한 그는 1996년 닭고기 납품회사를 운영하다 2004년 프랜차이즈 업체인 땅땅치킨을 열었다. 7년 만에 대구'경북을 중심으로 부산 경남까지 가맹점 170개를 가진 중견업체로 성장했다. 원칙과 신뢰의 경영을 중시하는 그는 올해 가맹점 220개가 목표이고 향후 서울, 경기도까지 진출해 가맹점 1천 개를 만들 계획이다.

"지금껏 땅땅치킨을 사랑해준 가맹점과 고객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앞으로도 소비자 입맛에 맞는 안전한 먹을거리로 보답하겠습니다."

그는 2009년 중소기업청 프랜차이즈 대상, 한국관광평가원 외식부문 베스트 브랜드상, 2010년 한국창업경영인 대상 지식경제부장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저도 몸이 아파 죽음의 문턱까지 갔다왔습니다. 2003년 신장이식수술을 받았거든요. 새 생명을 얻은 만큼 이웃을 위해 베푸는 인생을 살겠습니다."

김동석기자 dotory125@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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