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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나비, 사바나로 날다(강영 지음/이야기 마을 펴냄)

'반전(反戰) 소설가' 강영이 장편소설 '나비, 사바나로 날다'를 출간했다. 소설에는 2006년 미군기지 건설에 맞섰던 대추리 사람들과 같은 해 미군에게 납치, 강간, 학살된 이라크 함다니아 마을 사람들이 등장한다. 이들은 각자 다른 공간에 살고 있지만 그들에게 닥친 혹은 그들이 인식하는 전쟁의 참화는 동일하다.

소설은 인류 태생 때부터 끊이지 않았던 전쟁을 통해 개인의 삶을 성찰한다. 치열한 문제의식과 생생한 현장이 지은이가 이야기를 풀어가는 밑거름이자 도구다. 등장인물들은 처절하며, 인간이 갈 수 있는 곳, 저 끝까지 자신을 몰아간다.

이야기는 한국의 한 여인이 잠시 돌봐준 적이 있는 이라크에 있는 아이, 즉 남의 딸을 찾기 위해 자신의 딸을 떠나면서 펼쳐진다. 한국의 마을 대추리를 공중분해한 무자비와 이라크의 마을 함다니아를 몰살한 무자비를 보여주며 전쟁에 대한 지은이의 생각을 보여주는 것이다.

지은이는 이 소설을 시조의 형식을 빌려 썼다고 말한다. 모두 2만여 행을 갖고 있으며, 처음부터 끝까지 종장 첫 3음절을 지키고 있다. 시조형식을 통해 전쟁반대를 외침으로써 소박하면서도 유려한 한국의 율격으로 전 세계의 연대를 노래하는 것이다.

그녀는 "지구상의 모든 전쟁은 없어져야 한다. 전쟁을 원하는 사람은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선량한 사람들이 연대하면 전쟁을 없앨 수 있다"고 말한다. 아직 발표하지 않았지만 이미 써놓은 지은이의 다른 소설들 역시 모두 반전소설이다.

'내 새끼만이 새끼가 아니라 네 새끼를 내 새끼로 사랑하기, 이게 이바지다. 어떻게 그 사랑에 이를 것인가 하는 것까지 덤으로 체득했구나. 마음을 잘 사용하면 되더란다. 언제 어디서나 가엾은 상처가 있으면, 그것의 깊은 곳에다 이바지마음을 불꽃처럼 빠르게 옮겨 심으면 된다.' -본문 중에서-

264쪽, 1만4천500원.

조두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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