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당권 도전자 7명 가운데 유승민 의원은 유일한 지방 출신 후보다. 나머지 6명 가운데 5명이 서울이 지역구이고, 1명은 경기도 출신이다. 유 의원은 다른 후보들과 달리 연일 수도권에 밀려나고 치이는 대구경북과 지방 이야기를 쏟아내고 있다. 한나라당 전당대회에서만큼은 지방의 수호천사 역할을 자임하고 나선 것. 24일과 25일 그리고 27일 대구와 창원, 그리고 광주에서 열린 세 차례의 비전발표회에서 그는 수도권의 지방 홀대에 대한 불만을 쏟아냈다.
24일 대구대회에서는 다른 후보들이 자신을 대표로 밀고 유 의원을 최고위원으로 밀어달라는 호소에 대해서도 정면으로 반박했다. "제가 TK 후보라서 당대표가 되면 안 된다고 합니다. 1등 하지 말고 2등 해서 그냥 최고위원이나 하라고 합니다. 1등은 수도권 후보가 되어야 한다고 합니다. 도대체 이게 무슨 말입니까. 수도권 출신들이 당을 이 지경으로 만들어놓고 또 수도권 대표가 해야 되겠다. 여러분 이게 말이 됩니까?"
동남권 신공항 무산의 과정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높였다. 유 의원은 "동남권 신공항이 백지화된 그 아픔, 기억하십니까. 그때 제가 대구시당 위원장을 하면서 나라를 위해서, 지방을 위해서 제발 도와달라고 호소할 때 수도권 출신 대표 최고위원, 누구 하나 앞장서서 도와준 사람이 있었습니까. 한 수도권 의원님이 뭐라 캤는지 아십니까. '활주로에 꼬추 말릴려고 공항 만드냐' 이렇게 고춧가루를 확 뿌리고 있었습니다. 이런데도 또 수도권 대표들에게 표를 주시겠습니까"라고 지역의 민심을 제대로 아는 '유승민'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대회장은 열광의 도가니로 빠져들었다. 지방 홀대, TK 홀대에 대한 반작용이었다.
유 의원은 또 "지방 출신이 저 하나밖에 없습니다. 지역 균형발전, 죽어가는 지방 살리기를 약속한 후보도 제가 유일합니다. 여러분 손으로 저를 대표 만들어 주시면 지역 균형발전을 한나라당의 새로운 정책목표로 확립해서 지방도 골고루 잘사는 대한민국, 반드시 만들겠습니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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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 의원은 대구대회에서 넥타이 대신 2011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 펜던트를 매고 나왔다. 말은 단문형 의문화법이었다. 그는 참석자들로부터 "지방의, 대구경북의 울분을 담고 TK에 대한 애정을 제대로 담았다"는 반응을 들었다. '유승민을 다시 봐야 한다'는 이야기가 대구를 넘어 여의도 정치권에서도 파다하다. 샌님이나 범생 같은 유 의원의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명연설가, 선동가의 면모가 유감없이 발휘되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이상헌'서상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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