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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산동에서] 손정의와 대구, 그리고 신재생에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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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계 3세 기업인, 손정의(孫正義'일본명 손 마사요시) 소프트뱅크 회장이 20일 한국을 찾았다. 2001년 이후 10년 만의 공식 방문이다.

손 회장은 경제전문지 포브스지가 선정한 일본 최고의 부호다. 천부적 경영 능력으로 회사를 키워 온 그는 일본 열도에 불어닥친 대재앙(3'11 대지진)을 계기로, '진정성'을 지닌 혁신 기업인으로 새삼 주목받고 있다. 손 회장은 개인재산 100억엔(1천300억원 상당)에 더해 소프트뱅크에서 은퇴할 때까지 받게 될 임원 보수 전액을 일본 대지진 구호 성금으로 기부했다.

'조센진'이라는 한계를 극복하고 일본과 한국에서 두루 존경받는 세계적 기업가로 성공한 그의 뿌리는 '대한민국 대구'다. 손 회장의 할아버지는 대구 동구 태생으로 어릴 때 일본으로 건너가 탄광에서 일했고, 손 회장은 1957년 8월 11일 할아버지가 정착한 일본 사가현에서 태어났다.

세계 경제계에서 손 회장이 차지하는 위상을 고려할 때 그가 조상의 뿌리를 찾아 대구를 방문한다면 2011년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유치 이상가는 홍보 효과를 낼 것이 분명하다. 3'11 일본 대지진 이후 대구시가 추진하고 있는 일본 기업 유치 역시 탄력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손 회장의 뿌리가 대구라는 사실은 지역 사회조차 잘 알지 못하고, 아무런 파급 효과도 내지 못하고 있다. 대구시와 동구청이 지난 2007년 이후 추진하고 있는 '손정의 마케팅'이 번번이 실패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구시(2007년)와 동구청(2010년)은 소프트뱅크 측에 수차례 초청장을 보냈지만 손 회장의 회신이 전혀 없다.

지역 행정기관들이 손정의 마케팅에 실패하고 있는 이유는 뭘까. 뿌리에 연연한 나머지 손 회장의 대구 방문 동기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행정에 갇혀 기업적 사고로의 발상 전환에 실패하고 있다는 의미다.

손 회장의 정체성은 모호하다. 그는 한국인 조상을 둔 '자이니치'(在日)로, 16세 이후 미국으로 건너가 대학까지 나왔다. 평소 손 회장은 "어느 나라 사람인지 정체성에 혼란이 올 때가 있다"며 "나의 경영 목표는 한 명의 사람으로 모든 사람이 행복한 삶을 살 수 있게 하는 것"이라고 말해 왔다.

결국 대구시가 손정의 마케팅에 성공하려면 뿌리를 넘어 그의 이상과 비전에 부합하는 기업적, 경제적 접점을 찾아야 하며, 그 해답은 '신재생에너지'에 있다.

20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소프트뱅크 창립 30주년 비전 발표회를 가진 손 회장은 정보통신을 넘어 신재생에너지 사업에 소프트뱅크의 미래를 걸겠다고 천명했다.

그는 10년간 3조원을 투입해 일본 내 47개 현(縣) 54만㏊에 태양광 전지판을 세우겠다는 원대한 구상을 갖고 있다. 비전 발표 이후 손 회장은 청와대를 방문해 이명박 대통령에게 한국과 일본, 중국이 함께 몽골 고비사막의 태양열을 활용하는 고비테크(Gobitech) 프로젝트를 추진하자는 제안도 내놨다.

손 회장의 신재생에너지 비전은 솔라시티 대구의 미래 발전 전략과 맞아떨어진다. 대구는 두 말이 필요없는 신재생에너지 선두주자다. 국내 최초'최대(태양열), 세계 최대(수소연료전지) 타이틀을 내건 신재생에너지 발전소가 각각 29일, 30일 준공한다.

한국 방문 이후 일본으로 돌아간 손 회장은 24일 '자연에너지 발전사업'을 공식 발표하고 신재생에너지 사업 행보를 본격화하고 있다. 소프트뱅크는 이날 주주총회에서 자연에너지 발전과 전기의 공급 판매를 사업 내용에 추가하는 내용의 정관 변경안을 승인했다.

대구시가 대기업 및 벤처기업과 손잡고, 손 회장과 신재생에너지 공동 프로젝트를 추진할 날을 기대해 본다.

이상준(경제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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