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물점에서 시작해 핸드폰으로 핀란드를 먹여 살리는 노키아처럼 태양열로 대구를 대표하는 기업이 되겠습니다."
29일 오전 10시 30분 대구 북구 서변동 타워형 태양열 발전소. 50여 개의 반사경이 태양을 좇기 시작하더니 이내 타워 꼭대기 집열판에 선명한 빛이 모였다. 대성그룹 김영훈(59'사진) 회장의 태양열을 향한 집념이 눈앞에 나타나는 순간이었다. 김 회장은 "오늘 서울에는 비가 쏟아져서 걱정을 많이 했는데 태양이 내리쬐서 다행"이라며 "태양열 발전 기술을 바탕으로 신재생에너지 수출에 앞장 서겠다"고 말했다.
북대구 IC 인근을 지나다 보면 우뚝 솟은 타워 하나가 눈에 띈다. 대성에너지가 건설한 타워형 태양열 발전 시스템이다. 2만300㎡ 부지에 설치된 450개의 거울은 반사한 태양열을 50m 높이의 타워 꼭대기 집열판에 모은다. 이렇게 모인 태양열이 다시 공기를 데워 전력을 생산하는 것이 이번에 개발한 태양열 발전 시스템이다. 29일 준공식에서는 50여 개의 거울을 시험 작동시켜 태양열 발전의 가능성을 선보였다. 김 회장은 "거울을 모두 작동시키면 1천도까지는 거뜬히 올라갈 것"이라며 "한국도 타워형 태양열 발전 시스템 기술을 갖춘 나라가 돼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준공식에서 태양열 발전의 효율성을 강조했다.
태양광의 경우 지나치게 태양이 내리쬐는 지역에는 설치할 수 없는 것과 달리 태양열은 사막에도 설치가 가능하다. 대규모로 설치할 경우 태양광에 비해 설비비도 저렴할 것으로 예측된다. 또 태양열 발전은 태양을 추적해서 전력을 만들어 내기 때문에 태양광에 비해 이용률도 높다는 것. 김 회장은 "시험단계이기 때문에 단순비교는 어렵지만 태양광에 비해 태양열 발전 효율이 약 5%가량 높을 것으로 예측된다"고 설명했다.
태양열 발전이 신재생에너지의 첨병으로 부상한 이유는 스페인, 미국에 이어 자체적으로 개발한 발전 기술 때문이다. 태양광과 풍력 발전이 도입될 때 대부분의 기술을 수입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김 회장은 이런 점 때문에 태양열 발전 시스템의 해외 수출을 노리고 있다. 대구에서 열리는 '2013세계에너지총회(WEC)'에서 타워형 태양열 발전소를 소개하고 적극적으로 수출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태양광 발전은 중국, 인도 등에서 값싸게 생산해 이미 레드오션이 됐습니다. 일조량이 높은 지역인 동남아시아, 남태평양, 라틴아메리카 등지를 수출 대상으로 보고 있습니다."
타워형 태양열 발전소는 다른 지자체들에서도 유치를 희망했다. 하지만 김 회장의 선택은 대구였다. 신천 옆의 서변동 부지는 도심 가운데인데도 오염과 먼지가 없는 장소여서 태양열 발전에 적합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더 큰 이유는 김 회장이 대구의 발전을 염두에 둬서다. 대성그룹은 태양열 발전 외에도 폐기물 연료 생산 같은 다양한 신재생 에너지 산업을 대구에서 개발해 2013세계에너지총회를 통해 적극 홍보할 계획이다. 김 회장은 "신재생 에너지 개발 사업이 대구 경제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 기대한다"며 "대구 시민들이 신재생에너지에 대해 열렬한 지지를 보내주고 있어서 힘이 난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대구의 미래에 희망을 걸고 있었다. 새롭게 크고 있는 문화산업과 지식기반 산업을 통해 세계적으로 이름을 알릴 도시가 될 수 있다고 봤다.
"태양열 발전 시스템이 해외로 수출되면 대구의 이름을 알리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또 지역민의 성원으로 성장해온 대성그룹은 항상 대구의 발전에 기여하는 기업이 되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김봄이기자 b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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