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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전문 수선 '명동사' 대구점 서범석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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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품·짝퉁 딱 보면 알아 손님이 진품이라 믿으면 짝퉁이라도 정성껏 수

명동사 대구점 서범석 대표
명동사 대구점 서범석 대표

명품 전문 수선점에서는 진품과 가품(짝퉁)을 차별대우하지 않는다. 그냥 모두 수선이 필요한 제품이고, 누군가에게는 소중한 제품일 뿐이다. 명동사 대구점 서범석 대표는 "가끔 짝퉁인 경우도 눈에 띄지만 내색하지 않고 수리해 주는 경우도 있고, 아예 고객 쪽에서 짝퉁인줄 알면서 수선을 맡겨오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심지어 얼마 전에는 한 중년 여성이 며느리가 선물한 가방이라며 수선을 의뢰한 제품이 A급 축에도 못 끼는 짝퉁 제품인 경우도 있었다. 서 대표는 "아무래도 중년 부인이 짝퉁이라는 사실을 모르고 있는 것 같아 아무 말없이 수선을 해줬다"며 "혹시나 하는 마음에 가급적 남들이 알아보지 못하도록 진품에 가깝게 부품을 교체해 줬다"고 했다.

다만 예전에는 진품 여부를 확인해달라고 부탁을 해오는 고객들도 많았지만 요즘은 답변을 해주지 않는다. "진품인데 왜 가품이라고 하느냐"며 "고소하겠다"고 으름장을 놓는 등 문제가 발생한 사례가 있어 아예 진위 여부에 대해서는 답을 피하고 있는 것. 하지만 워낙에 전문가들이다 보니 당연히 척 보면 안다.

명품 수선을 얼마나 잘하느냐는 얼마나 진품에 가까운 재료를 복제해 낼 수 있느냐에 달렸다. 이 때문에 심지어는 작은 장식 하나를 위해 금형을 뜨기도 하고, 천이나 가죽을 진품이나 진배없이 염색하는 기술 등도 보유하고 있다. 서 대표는 "기계 장비에서부터 기술자의 실력, 부품을 구하는 노하우 등에서 차이가 생긴다"며 "실 하나도 원형과 똑같은 제품을 구해 사용하는 등 까다로운 명품족들의 수준에 맞추기 위해 세심하게 신경을 쓰고 있다"고 했다. 얼마나 진품과 똑같이 재현해 내느냐가 관건인 만큼 재료를 구하기 위한 노력이 수선의 절반을 차지할 정도로 중요한 부분인 것이다.

수선 비용은 어떤 부분이 망가졌는지에 따라 몇 천원에서부터 수십만원까지 천차만별이다. 심지어 가방의 가죽 전체를 갈아달라는 요구의 경우에는 수십만원이 들기도 한다. 서 대표는 "고객이 요구하면 무엇이든 최선을 다해 들어주긴 하지만,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수선이 되어서는 안 되는 만큼 가격은 본래 제품가의 10~15% 수준일 경우까지만 수선을 해주도록 하고 있다"고 했다. 수선 기간은 짧게는 하루에서 길어야 열흘 내외다.

한윤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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