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북구 동천교, 141t 무게에 끄떡없었다

도시철도 3호선 궤도빔 수송 안전성 시험 합격

대구도시철도 3호선 모노레일에 들어가는 궤도빔의 운송을 위한 구조물 안전시험(재하시험)이 2일 새벽 대구 북구 매천대교에서 실시된 가운데 트레일러를 포함한 총 104t의 육중한 특수차량이 다리 위를 통과하고 있다. 정운철기자 woon@msnet.co.kr
대구도시철도 3호선 모노레일에 들어가는 궤도빔의 운송을 위한 구조물 안전시험(재하시험)이 2일 새벽 대구 북구 매천대교에서 실시된 가운데 트레일러를 포함한 총 104t의 육중한 특수차량이 다리 위를 통과하고 있다. 정운철기자 woon@msnet.co.kr

3일 오전 1시 대구 북구 동천동 동천교. 안전모와 야광 조끼로 무장한 현장 관계자 40여 명이 교량 곳곳에서 분주히 뛰어다녔다. 양방향 교통은 모두 차단된 상태. 이곳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차량 재하 10㎞ 시작하겠습니다." 현장 관계자가 양손에 든 경광봉을 위 아래로 흔들며 무전기로 출발 지시를 했다. 잠시 후 대기하고 있던 특수 트레일러가 비상등을 켜고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트레일러 적재 공간에는 무게가 51t에 이르는 초대형 H빔이 실려 있었다. 트레일러가 사람이 뛰는 정도인 시속 10㎞로 다리 위에 올라서자 울렁거리는 진동이 느껴졌다. 트레일러 길이만 43.2m. 63m 길이의 교량 위를 거의 꽉 채울 정도였다. 약한 지진이 난 것 같은 느낌은 5초 남짓 계속됐다.

동천교 아래는 철제 구조물과 각종 장비들이 쉴새없이 모니터상에 측정값을 쏟아냈다. 큰 하중이 다리에 전달될 때 나타나는 영향을 분석하고 있는 것. 변형률계와 변이계 등 다리 아래 설치된 센서만 12개나 된다. 이날 자정부터 시작된 현장재하시험은 오전 2시를 넘겨서까지 계속됐다.

대구도시철도건설본부는 도시철도 3호선 모노레일에 설치되는 궤도빔 수송을 위해 1일과 2일 이틀에 걸쳐 매천대교와 동천교에서 현장 시험을 벌였다. 구조 설계상으로는 문제가 없지만 실제로도 다리가 100여t이 넘는 육중한 하중을 견딜 수 있을지 안전도를 시험하기 위한 것. 전국에서 처음 시도한 이날 재하시험 현장에는 공사 관계자는 물론이고 언론인, 일반 시민들도 여럿 나와 관심을 나타냈다.

도시철도건설본부는 90t 무게의 특수 트레일러에 51t 무게의 H빔을 적재하고 각각 시속 5'10'15㎞의 속도로 다리를 지나갈 때의 상황을 점검했다. 25t 화물트럭에 1t 무게의 골재를 싣고 시속 50~60㎞로 달리는 시험도 20여 차례에 걸쳐 진행됐다.

시민들은 새벽 시간대에 벌어진 대규모 재하시험 광경을 보며 신기해했다. 이모(43'북구 구암동) 씨는 "이렇게 긴 차는 처음 본다. 통행을 막아 불편하지만 무엇보다 안전을 위해, 또 신기한 볼거리여서 흥미진진하다"고 했다.

대구도시철도건설본부 관계자는 "궤도빔 운송은 도시철도 3호선의 성공적인 건설을 위해 아주 중요한 작업"이라며, "이번 시험을 통해 안전성을 확보하고 시민들의 우려도 씻을 것"이라고 말했다. 재하시험 자문을 맡은 경북대 박문호 교수(토목공학과)는 "직접 시험을 마친 결과 매천대교와 동천교가 궤도빔을 실은 트레일러의 하중을 충분히 견딜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됐다"고 분석했다.

한편 이번에 재하시험을 거친 도시철도 3호선에 쓰일 궤도빔은 2013년 3월까지 474번에 걸쳐 북구 팔거천 구간으로 운송될 예정이다.

백경열기자 bk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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