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경북 저축은행 구조조정 피해갈까?

금융위원회가 4일 '하반기 저축은행 경영건전화 추진방향'을 발표하면서 저축은행이 생사 갈림길에 섰다. 9월 저축은행 부실을 공개해 정상화를 유도하고 영업정지는 없을 것이라는 것이 금융당국의 설명이지만 조기 퇴출 가능성이 거론되는 상황이라 업계는 하반기에도 한바탕 또 홍역을 치를 것으로 보인다.

저축은행 구조조정의 무풍지대로 인식되던 대구경북 저축은행들은 PF 대출이 거의 없는 등 규모가 작아 상대적으로 안정적이지만 지난해 6월 실적에 비해 12월에 다소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저축은행 대구경북은 상대적으로 안정적

금융감독원이 구조조정 기준으로 삼을 올해 6월 말 저축은행별 경영공시가 나오지는 않았지만 지난해 말 기준으로 볼 때 대구경북 저축은행은 상대적으로 안전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BIS 비율이 퇴출 기준을 넘어서는데다 보수적인 운영에 고객 수도 타 지역 저축은행에 비해 적기 때문이다.

자산건전성의 기준이 되는 BIS 비율 8% 미만 저축은행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보면 유니온(6.58%)을 제외하고 모두 합격점이었다. 그러나 금융감독원이 구조조정 기준으로 삼을 BIS 비율 5% 미만에는 해당되지 않아 자산건전화를 위한 자구 노력이 뒤따를 경우 파장이 없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평가다.

전국적으로 BIS 비율 5% 미만은 프라임과 한화(전 새누리), 미래2 등 3곳이다.

금융위원회는 BIS 비율이 5% 미만인 저축은행의 경우 경영개선계획을 제출하도록 하고 BIS 비율에 따라 최장 6개월까지 정상화 기회를 주기로 했다. 다만 기간 내 정상화에 실패하면 영업정지 조치를 내리겠다고 밝혔다.

예금자 수도 타 지역에 비해 적다.

부실저축은행으로 분류된 부산(16만여 명), 대전(8만여 명), 보해(6만여 명) 등과 비교하면 지역에서 가장 규모가 큰 MS저축은행 예금자 수는 3만 명 선. 이에 따라 부실의 주요 원인인 PF 대출 여력도 적어 상대적으로 부실 우려에서 자유롭다는 분석이다.

지역 저축은행 관계자는 "거래자 수가 적어 자산이 넉넉하지 못한 상황에서 PF 대출을 할 여력이 없었기에 이번 금융당국의 구조조정 칼날을 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전반적인 실적은 다소 낮아졌다.

지난해 6월에 비해 BIS 비율이 낮아진 곳은 대백(15.0→13.99%), 드림(12.3→11.5%), 삼일(9.2→8.8%), 참(11.0→8.6%) 등 4곳이었다. 또 회수가 어려운 대출로 구분되는 고정이하 여신비율이 높아진 곳은 유니온(4.5→13.4%)과 오성(3.0→4.7%), 대백(6.0→7.95%), 구미(6.9→8.8%), MS(8.9→10.7%), 삼일(12.9→13.7%) 등 6곳이었다.

◆예금자 피해는 없을 것

저축은행 구조조정에 나서는 정부의 가장 큰 걱정은 예금자의 불안감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일단 연간 결산실적이 발표되는 9월 말까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저축은행이 영업정지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4일 약속했다. 3개월 동안 추가 영업정지는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는 신호를 보낸 것은 예금자의 불안감을 달래려는 목적에서다.

금융위는 또 하반기 구조조정 과정에서 영업정지되는 저축은행이 나타나도 예금 가지급금과 예금담보대출을 통해 4천500만원까지 조속히 지급하기로 했다.

현재 예금자가 가지급금과 예금담보대출로 찾을 수 있는 원금 한도는 2천만원이다. 돈을 찾는 절차도 간소화하기로 했다. 지금까지는 예금, 대출, 지급보증 등을 일일이 비교해야 해 적어도 2주일은 기다려야 했지만 앞으로는 4일 안에 찾을 수 있게 해주겠다는 것이다.

금융위는 "불안감에 예금을 마구 중도 해지하면 해당 저축은행은 파산할 수밖에 없어 자신을 포함한 모든 예금자가 이자 손해를 보게 된다"고 설명했다.

김태진기자 jiny@msnet.co.kr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