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고] 젊은 연극제, 문화의 미래 밝히다!

대구의 7월을 빛나게 하는 젊은이들의 축제가 열리고 있으니, 바로 전국의 예비연극인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제19회 젊은 연극제'다. 지난 6월 25일 개막한 '젊은 연극제'는 10일까지 보름간 남구의 대명문화공연거리, 대덕문화전당을 비롯한 대구 곳곳에서 펼쳐지고 있으며 49개의 대학에서 총 100회 이상의 공연을 무대에 올리고 있다 .

공연예술의 미래를 책임지는 국내 유일의 전국 대학생 연극 축제인 '젊은 연극제'는 지난 1993년 첫 대회가 시작된 이래 지방의 한 도시에서 단독으로 개최된 적이 없다. 하지만 이번 대회는 최초로 전체 행사를 남구를 비롯한 대구에서 단독으로 개최해 더욱 주목받고 있으며 이는 2011년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앞둔 시점이라 더욱 큰 의미를 가진다고 할 수 있다. 아울러 남구가 역사적인 현장의 중심이 되었다는 데 큰 자부심과 긍지를 가지게 된다.

이번 축제의 주제는 대구(大邱)의 의미를 담은'젊은 연극제 커다란 언덕에 서다'로 '즐거운 실험, 창조적 발상, 함께하는 축제'란 슬로건 아래 연극을 통해 대구를 알림과 동시에 지역 주민들에게는 품격 높은 연극 공연을 마음껏 즐길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드리게 되어 큰 보람을 느낀다.

지역에서는 거의 알려지지 않은 '젊은 연극제'를 우리 지역에 유치하기까지는 수많은 고민과 난관에 부딪힐 수밖에 없었다. 예산문제는 물론 연극의 주인공이 기성 연극인이 아닌 젊은 학생이기 때문에 관람객들을 얼마나 확보할 수 있을까 하는 우려, 특히 대중문화에 밀려 연극이 빛을 발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 등은 적잖은 걸림돌로 작용하였다.

하지만 지난해 2월 대구에서 유일하게 공연문화거리로 지정'선포한 대명공연문화거리(남구 현충로 부근, 구 계명문화대학 주변)가 있었기 때문에 발상의 전환을 시도해 보자는 뜻에서 용기를 내어 축제의 주최인 한국대학연극학과 교수협의회 관계자를 만나 우리 지역의 공연인프라에 대해 설명했으며 이후 대회 관계자들의 현장조사에서 적극적인 유치활동을 펼친 끝에 전국적인 축제를 남구에서 유치할 수 있게 되었다.

이번 축제가 지방에서 처음으로 개최되는 만큼 행사의 성공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왔다. 행사장 주변 환경정비는 물론, 우리지역을 찾아오는 손님을 기쁜 마음으로 모시기 위해 지역주민들의 동참 아래 음식점 할인행사를 펼치고 각 동 주민자치위원회와 새마을회, 바르게살기협의회, 한국자유총연맹남구지회 등 각급조직단체를 비롯한 구청 공무원들이 참가 학교와 자매결연을 하는 등 다양한 지원활동을 아끼지 않았다.

이러한 노력의 결실은 개막식에서부터 나타나기 시작했다. 개막식 진행부터 기존의 문화행사와는 색다르게 진행되었고 흔히 볼 수 있는 의식행사와는 달리 관객들이 주인공이 되는 행사로 진행됨으로써 큰 호응을 얻었다. 개회식 자체가 한 편의 연극을 보는 것처럼 진행되었고 이 자리에 함께한 대구 시민들의 시선은 무대를 떠나지 않았다.

본격적인 연극이 시작되고 무대에 올리는 연극마다 큰 관심과 주목을 받으면서 그동안의 우려와 걱정이 완전히 가시고 새로운 희망이 샘솟았다. 유명 연예인이나 대중적인 큰 공연은 공연장과 무대의 규모 때문에 주인공들을 가까이서 볼 수 없으며 피부에 와닿는 환희와 감동도 그리 크지 않다. 그러나 소극장에서 이루어지는 이번 공연은 작은 무대에서 무대 위의 배우와 관객이 하나가 되어 연극에 몰입할 수 있었으며 그만큼 감동과 기쁨이 커 오래도록 마음에 남는 공연이 되었다.

이번 제19회 젊은 연극제를 직접 유치하고 공연을 관람함으로써 연극이 종합문화예술로 우리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지대하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으며, 국가와 지역사회의 문화예술 발전을 위하여 젊은 문화인들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되었다. 이렇듯이 이번 '제19회 젊은 연극제'는 우리 지역문화의 미래를 밝혀 주는 등불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 본다.

이제는 사고의 틀을 바꿔야 한다. 물이 아래로 흐르고, 작은 씨앗이 커다란 나무가 되고 알찬 열매를 맺듯이 크고 화려한 문화예술사업에 관심을 가지지 말고, 꿈을 키워가는 젊은 문화예술인과 연극처럼 작지만 우리 모두에게 아름다운 삶의 향기를 풍기게 하는 문화예술사업에 투자를 아끼지 말아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임병헌(대구 남구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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