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들로부터 '조직위에서 제공하는 음식을 먹고 경기력 향상에 도움이 됐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세세한 것 하나까지 신경 쓰겠습니다."
정희석(51) 2011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 급식운영팀장은 이번 대회 성공 개최에 힘을 보태고자 지난해 3월 경상북도에서 자원해 대회 조직위원회로 왔다. 1984년 행정직으로 공직에 발을 들여놓은 뒤 지금까지 한 번도 음식 관련 업무를 해 본 적이 없었지만 기꺼이 급식운영 업무를 맡았다. 정 팀장은 "세계 3대 스포츠 제전 중 하나인 세계육상선수권대회가 지역에서 열려 꼭 참여해보고 싶어 지원했다. 국제 행사(2000년 경주세계문화엑스포)를 직접 치러 본 경험이 있어 자신이 있다. '총주방장'이라는 마음가짐으로 일하며 보람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정 팀장이 맡은 업무는 대회 기간 중 선수와 임원, 심판, 미디어, 운영 요원, 귀빈, 후원사 등의 식사와 간식, 음료 등 각종 식음료 제공을 총괄하는 것이다. 크게 선수촌, 본부호텔, 대구스타디움의 식당, 라운지 등 13곳에서 음식을 제공하는데, 기간은 조기 입촌하는 선수들까지 감안하면 다음달 10일부터 9월 7일까지 총 29일이다. 대상 인원은 선수촌의 선수'임원 3천850명을 비롯해 하루 평균 1만4천 명이다. 대회 기간 중 최소 30만 식이 제공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식사 제공에 들어가는 조직위 예산만 40억원이나 된다.
정 팀장은 "경력 20년 이상의 조리장을 각 식당'라운지마다 배치하고 10~15년 경력의 전문 조리사를 투입, 음식을 만든다"며 "이번 대회를 계기로 한국 및 지역의 향토 음식을 알릴 수 있도록 선수촌 식당에 '향토 음식 코너'도 만들 계획"이라고 했다.
선수촌 내 메뉴는 350여 가지로, 양식 뷔페 중심이지만 각국의 다양한 음식을 골고루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선수촌 식당 운영 시간은 오전 5시부터 다음날 오전 2시까지 총 21시간. 이처럼 거의 하루 종일 식사를 제공하는 데는 이슬람권 선수들에 대한 '배려'도 한몫 했다. 대회 기간이 일몰 전, 일몰 후에만 식사해야 하는 이슬람의 '라마단' 기간(8월)과 겹친 것. 이슬람권에선 피해야 할 음식도 있어 '할랄 푸드' 도시락도 제공할 계획이다.
정 팀장이 가장 신경이 쓰이는 부분은 '안전사고'다. 특히 대회가 더운 여름에 열리기 때문에 식중독 등 식품 안전사고 방지에 만전을 기할 수밖에 없다. 이에 재료 구매부터 식사 제공까지 모든 과정에서 철저한 검역, 검사가 이뤄질 수 있는 시스템을 갖췄다. '검역 딱지'가 붙지 않은 음식은 제공하지 않는 등 잠시도 긴장을 놓치지 않는다는 각오다.
정 팀장은 "검식관만 130명 정도 투입되는 등 식품의약품안전청, 농림수산식품부 검역소, 대구시, 경북도의 보건'식품직 요원 등 전문 인력이 기간 내내 활동한다. 이들은 식재료 공급 도매상은 물론 농산물 수입 단계부터 검역을 실시하고 제조 과정에도 참관해 안전 검사를 한 뒤 냉동 탑차에 실어 봉인해 운반하고, 식사 전에 마지막으로 검식하는 등 급식 안전에 완벽을 기할 것"이라며 "비록 경북도 소속의 공무원이지만 이번 대회를 계기로 대구가 힘들었던 일들을 훌훌 털고 '세계 속의 대구'로 발돋움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호준기자 hoper@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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