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안지만, 승리투수 못된 이유는…미효과적인 투구?

정답은 예외규정

12일 넥센전에서 승리투수 요건을 갖추고도 야구 규칙
12일 넥센전에서 승리투수 요건을 갖추고도 야구 규칙 '예외' 조항 적용을 받아 승리투수가 되지 못했다

안지만은 왜 승리투수가 되지 못했을까?

삼성 라이온즈가 12일 목동구장에서 넥센 히어로즈를 7대4로 물리치는 순간 좀처럼 보기 드문 상황이 벌어졌다. 승리투수가 안지만이 아닌 정현욱으로 발표된 것이다.

이날 안지만은 4대1로 앞선 6회 선발 장원삼에 이어 구원 등판했다. 하지만 안지만은 3점차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6회 3실점, 동점을 만들어줬다. 이 때문에 5이닝을 1실점으로 막은 장원삼은 승리를 날렸다.

이어 삼성은 7회 초 1득점하며 5대4로 다시 리드를 잡았고, 7회 말 삼성의 마운드는 정현욱으로 교체됐다. 정현욱은 2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은 뒤 9회 마지막 한 이닝을 마무리 오승환에게 넘겼고, 삼성은 7대4로 승리했다.

그런데 야구팬들은 이날 승리투수가 정현욱으로 발표되자 의아해했다. 비록 안지만이 동점을 허용했지만, 이닝을 마무리했고 다음 공격에서 삼성이 곧바로 득점을 올려 안지만은 리드 상황에서 물러나 승리투수 요건을 완벽히 갖췄기 때문이다.

이날 KBO 기록원은 야구 규칙의 '예외' 조항을 들어 안지만에게 승리를 주지 않았다. 야구 규칙은 '구원투수가 던지는 동안 리드를 잡고 그 리드가 경기 끝까지 유지됐으면 그 구원투수에게 승리투수를 기록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그러나 야구 규칙은 '구원투수가 잠시 동안 비효과적인 투구를 하고 그 뒤에 나온 구원투수가 리드를 유지하는 데 효과적인 투구를 하였을 경우, 나중 구원투수에게 승리투수를 기록한다'는 예외 조항을 둬 야구의 묘미를 살리고 있다.

KBO 기록원은 안지만이 승리 요건을 갖추었지만, 주자 없는 상황서 3점차 리드를 지키지 못한 반면 정현욱이 2이닝 동안 1점 차 리드를 잘 지켜 승리의 기여도가 컸다고 판단한 것이다. 안지만은 만약 승리투수가 됐다면 장원삼의 따가운 눈총(?)을 받아야 하지 않았을까.

최종문 대구방송 해설위원은 "선발투수가 이기는 상황서 5회를 채우지 못했고 구원투수들이 그 리드를 끝까지 지켰을 때도 기록원들은 '효율적인 피칭'을 한 투수가 누구였는가를 따진다. 이때는 투구 이닝, 자책점, 그 당시의 상황 등을 꼼꼼하게 살핀다"고 했다.

삼성 왼손투수 임현준은 올 시즌 개막전인 4월 2일 광주 KIA전에서 0대2로 뒤진 7회 말 2사 2루서 팀의 4번째 투수로 등판해 최희섭을 2루수 땅볼 처리한 후 8회 초 팀 타선이 폭발, 대역전해 승리요건을 갖춰 한 타자만 상대하고 승리투수가 되는 기쁨을 맛봤다.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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