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정채수(37) 씨는 '캠핑족'을 꿈꾸고 있다. 네 살배기 딸이 조금만 더 크면 같이 캠핑을 떠나고 싶어하는 것. 정 씨는 "도심에만 묻혀 있는 딸 아이를 보면 안쓰러울 때가 많다. 자연을 보여주면서 정도 나누고 삶의 여유도 가르치고 싶다"고 말했다. 하지만 여태껏 캠핑과는 담을 쌓고 살았기에 캠핑을 위해 무엇부터 해야 할지 막막하다. 도대체 캠핑용품 비용이 얼마나 들지, 어디로 떠나야 할지, 무엇을 준비해야 할지 고민스럽다. 정 씨가 '캠핑 왕초보 탈출'을 위해서는 고려해야 할 것은 무엇일까. 이를 위해 캠핑 전문가 김준철(39) 씨의 도움을 받았다. 김 씨는 회원 수 2만 명에 달하는 캠핑카페(cafe.daum.net/campingcafe)를 운영하고 있으며 캠핑용품 온라인 판매도 하고 있다. 그는 시간만 나면 가족이나 카페 회원들과 캠핑을 떠난다고 한다.
◆여행 콘셉트부터 잡아라
캠핑의 첫걸음은 어떤 여행을 떠날 것인가를 정하는 것이다. 하고 싶은 것을 먼저 정하고 나서 장소를 잡아야 한다. 일반적으로 여름철에 캠핑을 많이 하는데 더위가 싫다면 야영지를 산으로 잡는 것이 좋다. 높은데다 기온이 낮고 나무 그늘과 계곡 때문에 전반적으로 시원하기 때문이다. 산 캠핑도 콘셉트 따라 나뉜다. 물놀이를 원하는 이에게는 계곡형이 적합하다. 하지만 나무가 많지 않아 다소 땡볕을 감당해야 한다. 무조건 시원한 것을 원한다면 휴양림 형이 좋다. 하지만 예약제인 걸 고려해야 한다.
더위를 어느 정도 견딜 수 있는 이라면 바다로 방향을 잡는 것이 좋다. 아무래도 더위 탓에 산 캠핑보다 여러모로 힘들지만 바다 레포츠를 맘껏 즐길 수 있는 매력이 있다. 특히 활동성이 강한 이에게는 바다 캠핑이 적합하다. 바다 캠핑도 콘셉트에 따라 달라진다. 예를 들어 공룡 발자국이 많은 경남 고성과 같이 아이들 학습효과를 볼 수 있는 장소가 있고 순수한 레포츠형을 위한 곳이 있다.
◆무조건 사는 건 금물
장비 구입도 빼놓을 수 없는 캠핑 준비다. 일반적으로 장비 구입은 5단계로 나뉘는데 편안하게 캠핑을 할 수 있는 최소한 비용은 250만원 정도로 본다. 특히 신경을 써야 할 것은 잠자리 관련 장비다. 자칫 캠핑을 갔다. 잠자리가 불편하면 다시는 안 가기 때문이다. 장비 구입 시 또 하나 고려해야 할 것은 '1년 중 몇 월까지 캠핑을 가느냐'하는 것이다. 만약 9월까지만 생각한다면 집에 있는 장비를 최대한 활용하면 된다. 텐트는 10년이 지나도 사용하는 데는 무리가 없다. 하지만 가을까지 캠핑을 즐기고 싶다면 장비에 좀 더 투자를 해야 한다. 장비를 가격만 보고 사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저렴하다고 체험하지 않은 상태에서 사다 보면 잘 활용하지 않거나 수납사이즈가 맞지 않아 무용지물이 되는 경우가 많다.
캠핑에서 가장 조심해야 하는 것이 '비'다. 요즘 일기예보가 70% 정도 정확하다고 하지만 외딴곳에서는 날씨 변덕이 심하다. 그래서 비가 오더라도 캠핑을 즐길 수 있는 장비는 필수적으로 챙겨야 한다. 대표적인 것이 '타프'(천막)다. 타프를 고를 때는 원단 스펙을 눈여겨봐야 한다. 일반적으로 발수도는 테프론 코팅, 내수압은 2천㎜, 사이즈는 렉타타프(사각형) 기준 550×440(㎝)이면 충분하다.
잠자리는 9월까지만 캠핑을 생각한다면 집에 사용하던 이불을 가지고 가도 무방하다. 하지만 쿠션감이 있어 잠자리를 편안하게 하려면 발포매트를 사는 것이 현명하다. 보통 2만, 3만원 정도다. 테이블과 의자 등 식사를 할 수 있는 장비도 필요하다. 테이블은 10만~15만원 정도로 살 수 있다. 의자는 간이용이나 릴렉스용, 이동용 등으로 나뉜다. 의자를 크게 사용하지 않으면 등받이가 없는 'BBQ 의자'를 사면 무난하다. 가격이 2개 세트로 1만5천~3만원으로 저렴한 편이다. 코펠을 갖고 있지 않다면 식품안정성이 있는 스테인리스 코펠을 사는 것이 좋다. 스테인리스 코펠은 가정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일반적으로 세트로 10만~15만원 정도 한다.
텐트를 살 때는 반드시 눈으로 확인하고 사야 한다. 특히 온라인 상으로 살 때는 '○인용'을 절대 믿어서는 안 된다. 이것은 어디까지나 최대 수용 인원으로 이를 믿고 샀다가는 잠을 자지 못하는 불상사가 생긴다. 만약 2명이면 3인용 이상을, 3명이면 4, 5인용을, 4명이면 6, 7인용 이상을 고르는 것이 좋다.
◆왕초보를 위한 팁(tip)
계곡 근처에 캠핑할 경우에는 일기예보를 틈틈이 체크해야 한다. 계곡물이 순식간에 불어나는 경우가 많아서 날씨에 신경을 써야 한다. 계곡 옆에 텐트를 칠 때는 소나무가 있는 쪽이 상대적으로 안전하다. 소나무는 물을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소나무가 있다는 것은 물이 많지 않다는 의미다. 그만큼 물난리가 날 가능성이 낮다.
지형적으로 평지를 보는 눈을 기르는 것도 필요하다. 지면이 기울어져 있으면 아침에 깨어나면 개운하지 않다. 되도록 편평한 곳을 택하는 것이 현명한 방법. 평지가 없을 때는 텐트 입구가 높은 쪽으로 치는 것이 좋다. 베개를 사용하면 어느 정도 경사를 맞출 수 있기 때문이다. 한여름에는 일조량이 적은 곳에 텐트를 치는 것이 캠핑하기에 편하다.
캠핑 관련 인터넷 카페 가입은 '강추'(강력 추천)다. 전국 캠프장 정보를 얻을 수 있을뿐만 아니라 캠핑 동아리에 참석하면 개인이 떠나는 캠핑과는 다른 경험을 할 수 있다. 단체는 산사음악회나 자연체험 등 콘셉트를 잡아 떠나기 때문. 비용적인 측면에서도 단체로 가는 것이 유리하다.
캠프장을 고를 때는 전기가 들어오는지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요즘 전국 캠프장의 80% 정도는 전기가 들어오지만 외딴 캠프장의 경우 전기가 들어오지 않을 수도 있다. 전기가 없으면 전기요나 랜턴 등을 사용하지 못해 여러모로 불편하다는 것을 염두에 둬야 한다.
전창훈기자 apolon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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