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이 앞으로 3년 동안 고졸 행원 2천700명을 채용하기로 했다. 이 계획이 완료되면 전체 신규 채용 인원의 5.7%(2009~2010)에 불과한 고졸 출신 비율은 2013년에는 13.2%로 올라간다. 학력(學歷)이 아니라 학력(學力)이 중요하다는 인식의 정착과 고학력 인플레이션에 따른 사회적 낭비를 줄이는 데 상당한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
비정상적으로 높은 우리나라의 대학 진학률은 뿌리 깊은 학력 차별이 낳은 현상이다. 대학을 나오지 않으면 취직은 물론 사람대접도 받기 힘들다 보니 너도나도 대학을 가고 결국은 대졸 학력이 필요 없는 일자리까지 대졸자로 채워지고 있다. 은행의 고졸 행원 채용은 이런 현실을 개선하는 기폭제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여론도 환영하고 있다.
하지만 고졸 행원 채용이 이런 긍정적 결과를 낳기까지는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다. 은행이 채용하려는 고졸 행원은 2년 계약직이다. 2년 후 고용 안정이 보장되는 무기계약직으로 전환이 가능하지만 임금 및 승진 체계가 정규직과 달라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고 한다. 또 무기계약직은 전환 고시라는 제도를 통해 정규직이 될 수 있지만 그 비율은 현재 10%밖에 안 된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다면 은행의 고졸 채용 확대는 결국 비정규직'무기계약직만 양산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물론 처음부터 정규직으로 뽑으면 능력 미달 사원을 계속 써야 하는 문제가 있다는 은행 측 입장도 이해 못 할 바는 아니다. 그러나 업무 능력 파악을 위해서라면 2년이란 시간을 소비할 필요가 없다. 업무 특성에 따라 다르겠지만 6개월~1년이면 충분할 것이란 권고도 있다. 은행의 고졸 행원 채용 확대가 진정한 학력 철폐로 이어지려면 이런 문제에 대한 개선 방안도 함께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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