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류재성의 미국책읽기] 티파니 혁명과 역사해석 전쟁

핵심에 천착하기:티파티혁명과 역사해석 전쟁(질 레포레 저, 2011 프린스턴대학 출판부)

The Whites of their Eyes:The Tea Party's Revolution and the Battle over American History

아메리카 대륙의 영국 식민지인들이 모국 영국으로부터의 독립을 선언한 것이 1776년이고, 헌법 비준을 통해 미합중국(United States of America)으로 탄생한 것이 1789년의 일이다. 미국은 230여 년의 상대적으로 짧은 역사를 가진 나라다. 그러나 미국만큼 자신들의 역사에 자랑스런 의미를 부여하고 그를 통해 현재를 해석하려는 경향이 강한 나라도 흔치않다. 독립선언서와 헌법은 끊임없이 인용되고 재해석되면서 현재의 결정에 합헌성 및 정당성을 부여한다. 독립선언서와 헌법의 정신을 어떻게 이해하고 해석하는가는 현재의 문제를 해결하는 원칙을 제공할 뿐 아니라 정치적 결정의 정당성을 판가름하는 원천이다. 일반적으로 역사는 반복된다고 말하지만, 미국만큼 현저하게 역사적 사건들이 반복적으로 인용되는 나라도 없다.

최근의 가장 두드러진 '살아있는' 역사는 티파티(Tea Party)다. 잘 알려져 있듯이, 티파티는 미국 독립전쟁을 촉발한 주체다. 7년에 걸친 영불전쟁을 끝낸 영국 정부는 막대한 전비지출에 따른 재정고갈을 식민지에서의 추가 조세를 통해 충당하려 했다. 인지세나 차세 등이 그 예다. 미국 식민지인들은 반발하지만 독립전쟁에 이를 만큼의 강력한 모멘텀은 없었다. 티파티는 식민지인들의 분노를 '행동'을 통해 표출한다. 보스턴 항구에서 하역을 기다리던, 영국 정부가 독점적으로 공급하는 차를 바다에 쏟아부어버렸던 것이다. 이 사건을 통해 영국정부와 식민지인들 사이의 갈등은 돌이킬 수 없는 상황에 이르고 마침내 독립을 위한 식민지인들의 전쟁이 시작된다. 요컨대 티파티는 부당한 조세에 대한 저항을 상징하며 미국의 탄생은 세금문제로부터 시작됐다.

2010년 미국 중간선거는 오바마 민주당의 참패로 끝났다. 민주당의 패배는 오바마 행정부의 역사적 치적으로 기록될 의료보험 개혁법안에 대한 반대 때문이었고, 그 중심에 새롭게 부활한 티파티 운동이 있었다. 이들은 의료보험 개혁을 부당한 조세의 부가로 규정한다. 티파티는 미국 전역에서 풀뿌리 조직으로 부활하여 민주당 반대의 선봉에 선다.

질 레포레 하버드대학 교수의 저서는 2010년 티파티운동의 의미를 역사적 차원에서 해석한다. 2012넌 선거에서 재선을 노리는 오바마 대통령에게 여전히 가장 위협적인 조직인 티파티의 역사적, 현재적 의미에 대한 풍부하고 정확한 이해를 원하는 독자들에게 일독을 권한다.

(계명대 미국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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