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갤러리에서] ◆카쉬 작 '윈스턴 처칠'(Winston Churchill)

"2차 세계대전 정면 돌파" 처칠 굳은 결의 느껴져

윈스턴 처칠(1874~1965)은 카쉬의 업적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다. 인물사진가로서 카쉬의 명성이 처칠과의 촬영을 기점으로 시작되었기 때문이다. 카쉬의 윈스턴 처칠 작품은 사진 역사상 가장 널리 재생산된 이미지로 유명하다. 1941년, 카쉬는 영국의 총리 처칠을 촬영할 기회를 얻었다. 연설을 마친 처칠이 대기실로 입장했고, 기다리고 있던 카쉬가 조명을 켜자 상황을 모르고 있던 처칠은 당황하여 크게 화를 냈다. 이에 카쉬는 정중히 처칠에게 양해를 구했다. 하지만 처칠은 꺼내 문 시가를 내려놓지 않았다. 카쉬는 한참을 기다려도 계속 시가를 피우는 처칠에게 다가가 정중하게 용서를 구하는 동시에 그의 입에서 시가를 뺏어냈다. 카메라로 돌아와 바라본 처칠은 화가 머리끝까지 치민듯한 억센 표정을 짓고 있었고, 바로 그때 카쉬는 카메라 셔터를 눌렀다. 잠깐의 적막이 흘렀지만, 곧 처칠은 인자하게 웃으며 "한 장 더 찍으시게"라는 말로 주위의 긴장을 풀었다. 촬영이 끝난 후 그는 카쉬에게 직접 걸어와 악수를 청하며 "당신은 으르렁거리는 사자도 가만히 사진을 찍게 할 수 있겠군요"라고 말했다. 이리하여 제2차 세계대전에 강하게 맞대응 하겠다는 영국의 입장을 보여주는 듯한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의 처칠 작품이 탄생되었다. 카쉬는 처칠 작품들을 모아둔 파일에 '으르렁거리는 사자'라는 제목을 붙였다.

손근수 아르토갤러리 대표

▶인물사진의 거장 카쉬전. 9월 30일까지 호텔인터불고엑스코 아르토갤러리

▶Winston Churchillⓒ1941 Yousuf Kar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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