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간 주춤하던 대구 지역 내 대형마트 수가 다시 증가하고 있다.
골목 상권 보호를 위해 대구시가 4차 순환선 내 대형마트 입점 불허 방침을 밝혔지만 기존에 허가를 받았거나 4차 순환선 인접 지역에 신설 대형마트가 속속 들어서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전국 대도시 중 최하위 수준이던 대형마트 1곳당 인구 수를 나타내는 대형마트 밀도도 점차 상승하고 있다.
현재 대구 지역 내 대형마트는 지난해 개장한 롯데마트 율하점, 홈프러스 수성점을 포함해 모두 19곳이지만 추가로 3곳이 개점을 준비 중에 있어 22개로 늘어날 전망이다.
홈플러스는 수성구 대흥동 대구스타디움 서편 지하공간 개발지에 이달 18일 '대구 스타디움점' 문을 열 계획이며 수성구 시지와 인접한 경산 중방동에도 신규점 개점을 위한 부지를 마련한 상태다.
대구 스타디움점은 4차 순환선 밖에 위치해 있으며 지난해 7월 개점한 동구 율하동 롯데프라자점은 4차순환선과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다.
또 중구 남산동에 건립 예정인 주상복합 아파트에도 대형마트 입점이 추진되고 있다.
500가구 규모의 이 단지는 올해 10월쯤 분양 예정으로 있으며 상가 내 대형마트 규모는 9천599㎡로 대형 유통 업체들과 입점을 추진 중에 있다.
특히 이 단지는 남문시장과 직선으로 100m가량 떨어져 있어 대형마트가 들어서면 가뜩이나 위축된 남문시장이 아예 사라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높다.
중구청은 지난 2월 10일 '대구시 중구 전통상업보존구역 지정 및 대규모'준대규모 점포의 등록제한 등에 관한 조례'를 제정해 전통시장 반경 500m 이내를 전통상업보존구역으로 지정, 대형마트 입점을 제한할 수 있도록 했지만 이 단지는 지난 2006년 건축허가를 받아 개점을 막기는 힘든 상태다.
지역 내 대형마트 수는 지난 2002년까지 10곳에 그쳤지만 2006년 14곳, 지난해에 두 곳이 개점하면서 19곳으로 증가했고 조만간 22곳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대형마트 1곳당 인구 수도 13만1천 명 수준이지만 3곳이 추가 개점하면 11만3천 명으로 줄어들어 서울과 인천보다 높은 수준에 이르게 된다.
이에 따라 전통 상권 보호를 위한 대구시의 의지를 향한 비난의 목소리도 터져나오고 있다.
시는 지난 2006년 지역 경제에 악영향을 끼치는 대형소매점 입점을 막기 위해 '대형소매점의 지역 기여도 향상 및 신규 진입 억제 계획'을 세우고 4차 순환선 내 대형소매점 입점을 불허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외곽지 개발이 진행되면서 4차 순환선 인접 지역은 물론 민자 유치로 개발된 시유지인 대구스타디움까지 대형마트 입점을 허가해 시의 '의지'를 무색하게 하고 있다.
대구시 관계자는 "2006년 이후 4차 순환선 내 8곳의 대형마트 입점을 막아 시 정책이 어느 정도 효과를 내고 있다"며 "향후 교통혼잡, 전통시장과의 거리 등을 고려해 앞으로 대형마트의 등록을 제한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임상준기자 news@msnet.co.kr
노경석기자 nks@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문재인 "정치탄압"…뇌물죄 수사검사 공수처에 고발
이준석, 전장연 성당 시위에 "사회적 약자 프레임 악용한 집단 이기주의"
[전문] 한덕수, 대선 출마 "임기 3년으로 단축…개헌 완료 후 퇴임"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
민주당 "李 유죄 판단 대법관 10명 탄핵하자"…국힘 "이성 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