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열린 한상대 검찰총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는 예상대로 유야무야에 그쳤다. 민주당이 공언한 송곳검증이나 결정적 한 방도 없이 '해명 청문회' 수준에 그쳤다. 한 후보자는 위장전입 의혹만 시인했을 뿐 병역 면제를 비롯해 다운계약서 작성을 통한 양도세 탈루 등 그동안 제기됐던 의혹들에 대해 조목조목 해명했다.
병역면제와 다운계약서 작성 의혹, 위장전입 문제 등에 대해 한 후보자는 병역은 허리디스크가 악화돼 수술을 받고 정상적으로 면제됐고, '행당동 땅'은 남의 땅에 둘러싸여 출구가 없는 맹지(盲地)로서 사용가치가 없어 주변 토지를 공장부지로 소유하고 있던 공장 운영자에게 저가에 판 것이라고 해명했다.
SK텔레콤 법인 명의의 그랜저 승용차 무상 사용 의혹에 대해서는 "운행 일지가 있는 것으로 안다"며 부인했으며 비상장주식 부당거래 의혹에 대해서는 "수익을 거둔 일이 없다"고 반박했다. 두 딸의 진학을 위해 이뤄진 위장전입 의혹에 대해서만 "깊이 반성하고 있다"고 고개를 숙였다.
SK그룹과의 유착 관계도 도마에 올랐다. 민주당 박영선 의원이 한 후보자가 검사장으로 있는 서울중앙지검이 진행하고 있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1천억원대 부당투자 의혹과 최 회장의 동생인 최재원 SK그룹 부회장의 비자금 수사가 지지부진한 점을 주목해 한 후보자와 최 회장의 관계를 따져 묻자 한 후보자는 "최 회장과는 가끔 테니스를 치는 사이지만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와서는 만난 적이 없다"며 부인했다. "저축은행 사태에 대해 철저히 성역 없이 조사하겠다"고도 했다. 그러나 대검찰청의 저축은행 국정조사 불응에 대해서는 '대검에서 판단할 일'이라며 검찰의 편에 섰다.
자신의 친형과 이명박 대통령의 친분으로 검찰총장에 내정됐다는 의혹을 해명하는 과정에서는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한 후보자의 형과 이명박 대통령이 친하다는 의혹이 있다'는 한나라당 이정현 의원에 지적에 대해 "형님이 사실무근이라고 밝히며 너무 미안하다"고 했다면서 울먹이며 말을 잇지 못했다. 민주당 박지원 의원으로부터 "대한민국 검찰총수가 돼 그런 울먹임이 나타날 때 조직에서 어떻게 평가될까 잘 생각해 달라"는 핀잔을 듣기도 했다. 또 인사청문회에 대비하기 위해 컨설팅회사의 자문을 구해 두 번이나 리허설을 한 점도 실토해 눈길을 끌었다.
한편 8일에는 권재진 법무부 장관 후보자(58'사진)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열린다. 두 아들이 산업기능요원, 상근예비역으로 병역을 마친 과정이 정상적이었는지가 집중적으로 다뤄질 전망이다.
최창희기자cche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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