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5대 금융지주사, 상반기 영업이익 9조원

작년의 2배 가까이 늘어…서민금융·중기 대풀은 홀대

국내 5대 금융지주사들이 금리상승에 따른 이자수익 증가 등에 힘입어 올해 상반기 9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올린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4조8천593억원에 비해 2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신한금융은 3일 상반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동기보다 39% 늘어난 2조5천298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해 5대 금융지주 중 가장 많은 영업이익을 올렸다. 다음으로 KB금융이 2조1천56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린 것을 비롯해 우리금융 2조157억원, 산은금융 1조3천15억원, 하나금융이 1조2천36억원의 이익을 냈다.

이 같은 은행의 '돈풍년'은 전형적인 고금리 장사에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다. 은행의 대출금리와 연동되는 양도성 예금증서(CD) 금리가 작년 6월 말 2.46%에서 올해 6월 말 3.57%로 오르면서 은행의 대출금리는 따라 올랐지만 예금금리는 더디게 올랐다. 덕분에 지난해 상반기 2.6~2.7% 포인트이던 대출과 수신금리 차이가 올해에는 3% 포인트를 돌파하면서 순이자 수익이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KB금융은 순이자 수익이 지난해 상반기 3조250억원에서 올해 상반기에는 3조4천169억원으로 13% 증가했고 우리금융은 10%, 신한금융은 9%, 하나금융은 12% 늘어났다. CD 금리 상승에 따라 은행의 대출 상품 금리가 오르면서 자연스럽게 은행의 이자수익 증가로 연결된 것이다.

금융지주사들의 실적 개선에는 유가증권 매각 이익도 한몫했다. 산업은행도 올해 상반기 유가증권 관련 이익이 6천114억원에 이르러 지난해 동기(3천764억 원)보다 62.4%나 증가했다. 현대건설 지분 매각으로 우리은행 9천552억 원, 국민은행 4천139억원, 신한은행 3천523억원, 하나은행 1천800억원 등의 이익을 보았다.

그러나 이 같은 실적 잔치에도 5대 금융지주사들은 서민금융과 중소기업 대출에는 소홀한 모습을 보였다. 대표적인 서민금융상품인 새희망홀씨대출의 경우 지방은행인 대구은행과 외국계은행인 SC제일은행 등이 5대 지주사보다 훨씬 활발했다. 대구은행은 올 6월 말에 이미 올해 대출 목표를 17.7% 초과 달성했고 SC제일은행도 상반기에 96.6%의 목표 달성률을 보였다. 반면 하나은행은 60.3%,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은 50%대 후반, 국민은행은 33.2%의 초라한 목표 달성률을 보였다. 대형은행들이 입버릇처럼 중소기업 대출을 늘리겠다고 밝혀왔지만 실제 실행은 기대에 못 미치고 있는 것이다.

김태진기자 jin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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