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TCE·PCE 고엽제와 상관없다"… 석연찮은 공동조사단 발표

5일 칠곡군청 강당에서 열린
5일 칠곡군청 강당에서 열린 '캠프 캐럴 기지 내'외부 환경영향조사 결과 발표 및 주민설명회'에서 한미 공동조사단장인 옥곤(왼쪽) 부경대 교수와 버치마이어 주한미군사령부 공병참모부장이 조사 결과를 발표한 뒤 주민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우태욱기자 woo@msnet.co.kr

칠곡군 왜관읍 미군기지 캠프 캐럴 고엽제 매립의혹을 조사하고 있는 한미공동조사단은 기지 안 지하수에서 먹는물 기준치 최대 50배에 달하는 발암물질이 나왔지만 뚜렷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주민들과 시민사회단체들은 조사대상 지역 탐사 깊이 등 조사방법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한미공동조사단은 5일 오후 칠곡군청에서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미군기지 내 지하수 관정 22곳(이용관정 6곳, 관측관정 16곳)을 조사한 결과 발암물질인 트리클로로에틸렌(TCE)이 지하수 이용관정 6곳(본지 5일자 1면 보도)을 포함해 모두 17곳에서 검출됐는데, 이 중 12곳이 먹는물 기준치(0.03㎎/ℓ)를 초과했다고 밝혔다. 또 다른 발암물질인 테트라클로로에틸렌(PCE)은 모두 19곳에서 검출됐으며, 이 중 14곳이 먹는물 기준치(0.01㎎/ℓ)를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PCE가 검출된 곳 중 9번 관정의 지하수는 기준치를 50배가량 초과(0.4971㎎/ℓ)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 측 조사단장인 옥곤 부경대 교수는 "TCE, PCE 등이 검출됐지만, 고엽제와는 관련이 없다"고 말했고, 미국 측 조사단장인 버치마이어 대령은 "고엽제 이외의 환경오염문제는 한미 주둔군지위협정(SOFA) 환경분과위원회에서 추후에 다뤄야 할 것이다. 앞으로 고엽제가 묻혀 있는지에 대해 집중해 과학적인 방법을 동원해 조사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주민들과 민간단체는 조사결과 발표와 조사방법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이만호(59'칠곡군 왜관읍 매원리) 씨는 "이번에 검출된 발암물질이 어디서 나온 건지도 확신하지 못하면서 무조건 고엽제와 관련이 없다고 하는 말은 믿을 수 없다. 하루빨리 주민들과 민간단체도 조사단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대구경북녹색연합은 성명서를 통해 "미군기지 내 지구물리탐사 깊이가 10m여서 더 아래는 확인할 수 없으며, 토양 시추조사 또한 10m에서 총 4개의 토양샘플만 만들어 조사해 신뢰도가 낮다"며 "특히 토양샘플 채취를 주한미군 공병단만이 시행함으로써 결과에 대해 확신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재혁 대구경북녹색연합 운영위원장은 "한미공동조사단 토양 시추조사에서 암반층이라고 주장하는 땅은 파보지 않고는 확인할 수 없을 것"이라며 "암반층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헬기장 지반을 다지기 위해 사용된 자갈이나 암석을 다져놓은 것일 수도 있으므로 고엽제 매립 의혹을 풀기 위해서는 땅을 파서 직접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동조사단 관계자는 "랜드팜, D구역, 헬기장의 43개 지점에서 토양시료를 채취 중이고, 전 주한미군 스티브 하우스 씨가 지목한 헬기장 남쪽 비탈지대도 토양조사를 시작해 8월 말쯤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칠곡'김성우기자 swkim@msnet.co.kr 서광호기자 kozmo@msnet.co.kr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