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2011 대구육상 "늦더위, 기록 흉작 막아라"

대회기간 무더위·열대야 최고조 예보…경기시간 조정 등 비상시 메뉴얼 마련

2011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 성공을 위해 대구 상서중 학생, 학부모, 교직원 등 160여 명이 8일 오전 국토순례 1백리 길 걷기에 앞서 운동장에서 출정식을 가졌다. 2박3일간의 국토순례에서 참가자들은 육상대회 홍보와 조국사랑을 체험하게 된다. 이채근기자 mincho@msnet.co.kr
2011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 성공을 위해 대구 상서중 학생, 학부모, 교직원 등 160여 명이 8일 오전 국토순례 1백리 길 걷기에 앞서 운동장에서 출정식을 가졌다. 2박3일간의 국토순례에서 참가자들은 육상대회 홍보와 조국사랑을 체험하게 된다. 이채근기자 mincho@msnet.co.kr

2011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 성공 개최의 가장 큰 걸림돌은 폭염이다. 대구는 8월에 기상 관측 이래 최고 무더위 기록(1942년 8월 1일 40℃)을 갖고 있는 폭염 도시. 대회 중 무더위와 열대야가 최고조에 이를 것이라는 기상청 예보 때문에 대구시와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조직위원회는 긴장감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

◆무더위 속에 열대야까지

기상청은 육상대회기간과 겹치는 8월 하순에서 9월 초순 사이 북태평양 고기압의 영향으로 무더운 날이 많고, 기압골의 영향으로 집중호우가 쏟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기온은 평년보다 높고, 강수량도 많을 것으로 보인다는 것. 이 시기를 전후해 발생하는 2, 3개의 태풍도 주의 대상이다.

실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나타난 고온 현상으로 시민들은 애를 먹었다. 8월 하순~9월 상순 폭염은 3.9일로 최근 10년에 비해 2.4일이나 더 많았고, 열대야도 2.3일로 최근 10년에 비해 1.7일이 더 잦았다.

기상청이 밝힌 최근 10년간 8~9월 대구 날씨를 보면 폭염과 열대야 발생 횟수는 다소 줄어들었지만 늦더위와 국지성 집중호우는 집중적으로 나타났다.

기상청 김승배 대변인은 "대회기간이 처서(8월 23일)와 백로(9월 8일) 사이여서 절기상 아침 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불며 가을로 접어드는 좋은 날씨가 예상된다"면서도 "하지만 최근 날씨 추세를 감안하면 대기 불안정에 의한 소나기와 태풍의 가능성이 크고, 늦더위와 열대야가 여전히 기승을 부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무더위에 최악의 기록 흉작?

전문가들은 고온이 컨디션 조절을 어렵게 만들기 때문에 기록에 부정적으로 작용한다고 입을 모은다. 역대 대회를 살펴봐도 답은 나온다. 대회 초반 최고 36.9도까지 치솟았던 2007년 오사카세계육상대회는 21세기에 치러진 대회 중 세계기록이 전무한 첫 대회로 기록되는 등 오명을 남겼다. 남자 경보와 여자 마라톤에서는 레이스 도중 폭염에 실신하는 선수가 나올 정도.

반면 평균 30도 전후의 다소 서늘한 기온을 보였던 2009년 베를린세계육상대회는 선수들이 가장 쾌적한 환경에서 제 기량을 뽐냈던 대회로 기억됐다. 우사인 볼트가 100m, 200m에서 세계신기록을 세우는 등 어느 대회보다 풍성한 성적을 냈다.

전문가들은 높은 기온은 체열을 증가시키고 적절한 체온 유지를 어렵게 하는 탓에 경기력을 떨어뜨린다고 분석했다. 특히 무더위는 장거리와 마라톤 선수의 체온을 상승시켜 컨디션 조절을 어렵게 한다.

전문가들이 밝히는 마라톤 경기의 적정 온도는 11~14도. 게브라 셀라시에가 2008년 베를린마라톤대회에서 세계 최고기록(2시간3분59초)을 탄생시킨 당시 기온은 13도였다.

단거리는 장거리보다 조금 높은 기온이 기록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우사인 볼트가 베를린대회 100m에서 세계 신기록을 수립할 때 기온은 28도였고, 앞서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100m(9초69), 200m(19초30)에서 세계신기록을 세울 때 기온은 24도였다.

김기진 계명대 교수(체육학과)는 "고온에서는 공기의 밀도가 낮아지며 공기저항이 줄어 체중이나 물체의 이동이 쉬워지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단거리 선수와 투척 선수들이 유리하고, 마라톤선수들은 기온이 낮을 때 더 유리하다"고 말했다.

◆폭염을 막아라

대구시와 대회조직위는 여러 폭염 대비책을 내놓고 있다. 기상청과 협력해 대회기간 중 대구스타디움 등에 자동기상관측시스템을 설치하는 등 경기 관련 주요 지역별로 온도, 강수, 습도, 풍향, 풍속, 열사병 예방지수 등을 실시간 측정'예보하는 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이다. 또 돌발 기상사태가 발생하면 세계육상연맹(IAAF) 기술대표와 협의해 경기시간을 조정하는 등 비상조치에 대비한 매뉴얼도 마련했다.

마라톤과 경보 등 로드 레이스는 경기시간을 오전 9시(50㎞ 남자경보는 8시)로 당겼다. 선수들이 경기 도중 체온을 낮출 수 있도록 이번 대회에서 처음으로 안개분무 시설을 마라톤 2곳, 경보 1곳에 설치하기로 했다. 급수 및 스펀지와 개인음료 공급대를 운영해 무더위를 막을 계획이다.

로드 레이스 출발 및 도착 지점인 국채보상공원에는 메디컬센터를 두고, 각 코스 주요지점에 현장응급소(마라톤 7곳, 경보 5곳)를 설치하기로 했다. 대구스타디움 관중석 곳곳에 119 소방대 응급처치팀을 배치하고, 관중 구급소도 별도로 설치했다. 조직위 관계자는 "무더위로 인한 비상사태에 대비해 철저한 준비를 하고 있기 때문에 별다른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창환기자 lc15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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