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매일춘추] 예술인 평생교육

가정에서 한 사람이 태어나 부모의 교육으로 시작해 초등학교, 중학교까지의 의무교육을 받고 나아가 자신이 원하든, 원하지 않든 대부분의 사람이 고등학교 입학을 하고 20대가 되기 전까지는 비슷한 교육과정 속에서 자란다. 이후 대학에 진학하거나 취업하게 되고 어떤 교육과정을 거치든 결국 사회에 속해 살아가며 자신의 직업을 선택하게 되고 누구도 피해갈 수 없는 삶이라는 치열한 전쟁터에서 전투를 벌이며 살게 된다.

현실이라는 무서운 전쟁터에서 이기는 자가 있으면 지는 자도 있고 이길 때가 있으면 질 때도 있다. 하지만 필자가 공감하고 피부로 느끼는 최다 승률을 얻는 방법의 하나는 끊임없는 배움이다. 우리가 어릴 때부터 수없이 듣고 봐온 '평생교육'이라는 단어를 신중하게 생각해봐야 한다. 지금 하는 일이 손에 익는다 하더라도 시대가 급변하고 트렌드가 다양하게 제시되는 현실을 볼 때 배울 게 끊임없이 생기기 마련이다. 그래서 공공기관이나 대기업에선 실무분야에서 전문가들이라 할지라도 일정기간 안에 특수한 추가교육이 이뤄지고 최근 지식에 따라가라고 요구하기도 한다.

하지만 예술분야에선 이러한 평생 교육제도가 많이 부족한 실정이다. 예술인들은 어느 기관에 종사하며 일정한 급여를 받는 직종이 아니어서 개인적으로 경제적 부담을 안고 교육을 받아야 한다. 물론 필요하면 자신이 알아서 해야겠지만 사회적으로 교육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과 그에 따른 사회적 배려를 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좋은 예로 예전에 한국배우협회에서 협회 회원들에게 재교육 프로그램을 시행했는데 배우들이 무대에서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소스를 제공하는 좋은 프로그램이었다. 아쉽게도 대구에선 사라져 버렸지만 이러한 프로그램은 계속되어야 하고 오히려 더 많이 생겨야 한다.

뮤지컬을 제작하는 필자로서 바라볼 때 뮤지컬 작품의 수준과 다양한 표현의 한계는 그 작품에 출연하는 배우가 결정짓게 된다. 뛰어난 연출력으로 커버하거나 다양한 장치로 좋은 작품을 만들기도 하겠지만 직접 무대에서 표현하는 배우의 능력은 그 작품의 수준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다. 그래서 배우는 끊임없는 자기 훈련과 다양한 교육에 속해져야 한다.

개인적으로는 예술과 관련된 협회나 공공기관에서 많은 예술인을 지원하고 좋은 예술 활동 여건을 만들어 주기도 하겠지만 예술활동의 더 좋은 결과물을 위해서라도 실제 활동하는 예술 종사자들에게 재교육 프로그램이나 새로운 패러다임을 형성하기 위한 연수 프로그램 등을 개발해줬으면 하는 게 바람이다. 아무튼 제도적으로 만들어진 프로그램이든 아니든 '평생교육'은 인간의 삶을 더욱 풍요롭게 해주며 인생의 변화를 주기도 하지만 더 깊이 나아가 그 사람이 하는 일에 질적인 변화와 그 분야의 발전에 큰 몫을 하기 때문이다.

윤정인(뮤지컬 음악감독)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