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육상의 자존심, 마라톤이 지킨다.'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사상 첫 남녀 동반 단체전 메달을 노리는 한국 남녀 마라톤대표팀이 12일 오전 2011 대구 대회 코스에서 레이스를 펼치며 메달 획득 의지를 다졌다. 오전 9시 30분 대구 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에서 출발한 남녀 대표선수 10명(각 5명)은 경찰의 교통 통제 속에 청구네거리~수성네거리~범어네거리~두산오거리~수성못~대구은행네거리~반월당네거리를 거쳐 출발점으로 돌아오는 15㎞ 구간을 달리며 적응 훈련을 했다. 남자 대표팀은 이 구간에서 25㎞를 달렸고, 여자 대표팀은 15㎞를 뛰었다.
여자 대표팀은 대회 첫날인 27일 오전 9시, 남자 대표팀은 마지막 날인 9월 4일 오전 9시 각각 메달에 도전한다.
남녀 대표팀은 이날 실전 훈련을 통해 코스 지형을 익히고 무더운 날씨를 경험하면서 실전 전략을 가다듬었다. 단체전 메달을 노리는 남녀 대표팀은 초반 레이스보다 30㎞ 이후 페이스를 끌어올린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이날 5㎞ 구간을 지날 때마다 페이스를 조금씩 끌어올리는 이른바 '템포주법' 훈련에 집중했다. 초반 선두 다툼으로 힘을 낭비하기보다는 2, 3위 그룹에서 뛰다가 선두그룹이 지쳐가는 30㎞ 이후부터 속도를 끌어올리는 전략에 대비한 훈련이다. 더욱이 대표선수 5명 중 상위 3명의 기록을 합산하는 단체전에는 중도 포기 선수가 없어야 하기 때문에 초반 페이스 싸움에 말려드는 것을 특히 경계하고 있다. 이날 최대한 실전에 가까운 환경에서 뛰려고 출발 시각도 오전 9시 30분으로 정했다.
황영조 대한육상경기연맹 마라톤 기술위원장은 "선수들이 직접 뛰어보면서 실전 감각을 끌어올리고, 스스로 레이스의 답을 찾는 것이 이번 실전 훈련의 가장 큰 목적"이라고 했다.
남자 대표팀은 한국 마라톤의 간판스타 지영준이 허벅지 부상으로 대표팀에서 빠지면서 메달 가능성이 멀어지는 듯했지만 다른 선수들의 컨디션이 상승세를 타고 있어 메달 기대를 높이고 있다. 정진혁, 황준현, 이명승이 핵심 3인방이다. 올 서울국제마라톤대회에서 2시간9분28초로 2위를 차지한 정진혁은 현재 가장 좋은 몸 상태를 보이고 있다. 황준현은 상승세에 있고, 이명승은 흔들리지 않는 꾸준한 레이스가 강점이다. 김민과 황준석도 당일 컨디션에 따라 힘을 보탠다.
애초 기대 밖이었던 여자 대표팀도 체계적으로 훈련을 소화, 이변 연출을 꿈꾸고 있다. 정윤희, 김성은, 최보라가 핵심 선수. 정윤희는 더위에 강하고, 최보라는 최상의 몸 상태를 보이고 있다. 김성은은 여자 대표팀 중 가장 기록이 좋다. 이숙정과 박정숙도 점점 나아지고 있다.
유재성 여자대표팀 코치는 "여자 선수들의 몸 상태가 최상이고, 의욕도 넘친다"며 "앞서 어떤 국제대회 때도 여자 선수들이 이 정도 몸 상태를 보인 적이 없었다"고 했다.
대한육상경기연맹은 대구 대회에 출전하는 남녀 국가대표 선수들이 올해 다른 마라톤 대회에 출전하지 못하도록 조치했다. 선수들이 다음 대회를 겨냥해 레이스를 중도 포기할 수 없도록 '배수의 진'을 친 것이다. 그만큼 마라톤에 거는 기대가 크다.
황 위원장은 "체계적으로 훈련한 만큼 꼭 좋은 성적으로 보답하겠다"며 "대구 시민들의 뜨거운 응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경주와 경산에서 캠프를 차리고 마무리 훈련을 하고 있는 마라톤 남녀대표팀은 24일 선수촌에 입촌한다.
이와 함께 7명으로 구성된 남녀 경보 대표팀도 이날 대구 대회 코스(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중구청~한일극장)에서 실전 훈련을 했다.
이창환기자 lc15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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