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는 날, 싸한 유황냄새를 풍기는 연기와 수증기가 마을 전체를 덮는 곳. 인도 자리아의 보카파하리 마을이다. 마을 옆에 100m가 넘는 구덩이가 있다는 것을 제외하면 평범한 풍경이다. 돌덩이와 흙을 가득 실은 화물차들이 이 구덩이에 짐을 부려놓으면 사람들은 그 밑으로 뛰어든다. 경사가 70~80도가 넘는 경사면을 뛰어다니면서 그들이 줍는 것은 검게 반짝이는 돌덩이, 석탄이다.
13일 오후 11시 20분 방영하는 KBS2 TV '다큐시대-석탄불 위에서 희망을 캐다, 인도 자리아 이야기' 편에서는 석탄과 함께 살아가는 인도 자리아 마을 사람들의 치열한 삶을 살펴본다.
인도 콜카타에서 차로 8시간 거리. 인도 북동부에 위치한 자하르칸드주 안바드에는 인도에서 가장 많은 매장량을 가지고 있는 자리아 탄전이 있다. 자리아 노천 탄광은 지표면 가까운 곳에 석탄이 매장되어 있어 다이너마이트의 폭발음이 끊이지 않는다.
자리아의 땅은 뜨거운 불을 가지고 있다. 땅속에서 석탄이 벌겋게 녹아내리면서 타오른다. 이것이 석탄불이다, 지하에 매장된 석탄이 지층의 틈 사이로 들어오는 산소와 결합해 발생하는 것이다. 석탄불은 타면서 황, 일산화탄소 등 발암물질을 포함한 독한 연기를 뿜어낸다. 100여 년 전부터 타오르기 시작한 석탄불은 오늘도 자리아 70여 곳에서 타오르고 있다.
독한 연기를 마시고 사는 사람들에게 천식 같은 호흡기 질환이나 폐질환 등은 흔한 질병이다. 환경문제 때문에 정부와 석탄회사는 주민들의 이주 정책을 펴고 있지만 주민들은 이주를 거부한다. 석탄이 아니면 살길이 없기 때문이다. 그들에게 석탄은 '죽음의 사신'인 동시에 '삶의 근거'다.
전창훈기자 apolon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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