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울진 친환경농업엑스포 다시 여나 마나 '논란 재점화'

'고비용 저효율' 비판 속 감사원 평가는 "그래도 성공 가능성"

2009년 울진에서 열린 울진세계친환경농업엑스포 행사에는 모두 67만여 명의 관광객들이 찾았다. 울진군 제공
2009년 울진에서 열린 울진세계친환경농업엑스포 행사에는 모두 67만여 명의 관광객들이 찾았다. 울진군 제공

"다시 열어야 하나, 말아야 하나?"

울진세계친환경농업엑스포(이하 엑스포) 개최에 대한 찬'반 논란이 재점화되고 있다.

임광원 울진군수가 지난해 취임과 동시에 '고비용'저효율' 정책을 지양하겠다며 개최를 중단했던 엑스포가 최근 감사원으로부터 '경쟁력 있는 국제행사'라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는 투입 비용 대비 효율이 낮다는 울진군의 주장이 설득력을 얻으며 행사 중단으로 여론이 몰렸다. 하지만 최근 감사원의 평가가 긍정적으로 내려짐에 따라 그간 개최를 추진하던 민간단체와 상인들의 여론이 힘을 받으며 개최 찬반 논란으로 이어지고 있다.

12일 감사원의 지방자치단체 국제행사 유치 및 예산집행실태에 따르면 2009년 엑스포의 참가인원은 115만283명(외국인 5천53명), 행사수익은 당초 계획 32억원보다 23억4천만원 늘어난 55억4천만원으로 집계됐다.

특히 유료입장객으로 31만5천 명을 예상했으나 실제 행사에서는 35만6천429명이 늘어난 67만1천429명이 행사장을 찾아 전체적인 수익에 큰 도움이 됐다고 감사원은 평가했다.

또 국제행사 심의 시 국비 35억원과 지방비 64억원 등 99억원이 계획됐으나, 행사 때는 국비 54억원, 지방비 63억원, 기타지원비 55억원 등 모두 172억원이 지역에 투입돼 경기활성화를 이끌었다.

감사원은 이 같은 수치를 토대로 앞으로의 엑스포가 성공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으며, 대부분 적자로 치러진 국제행사와 달리 예상수익을 초과했다는 것을 부각시켰다.

이에 대해 엑스포 관계자는 "2009년 엑스포를 준비하면서 관련 시설물을 모두 구축한 상태였기 때문에 행사 재개에 따른 추가 비용은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며 "친환경 도시 울진을 알리고, 지역경기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엑스포 행사의 지속적인 개최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숙박업소를 운영하는 김모(45) 씨는 "처음에는 많은 비용이 들어갔을지 모르지만 계속해서 행사를 한다면 수익구조가 흑자로 돌아설 가능성이 있다"면서 "울진에 많은 손님들이 찾는다면 그만큼 지역이 살기 좋아지는 것 아니겠느냐"며 개최를 지지했다.

반면 예상보다는 양호한 성적을 거뒀지만 효율면에서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라는 의견도 많다. 172억원을 투입해 55억4천만원을 건진 엑스포를 지속한다면 단체장의 치적 쌓기에는 좋을지 모르지만, 지방재정은 위축된다는 것이 반대론자들의 주장이다. 또 외국인의 참여율이 저조해 허울뿐인 국제행사로 전락할 우려가 높다는 비판도 많다. 지난 엑스포의 외국인 참가 비율은 감사대상 28개 국제행사의 외국인 참가자 평균비율 4.9%에 크게 못 미치는 0.4%에 불과했다.

울진군 관계자는 "관광 울진의 브랜드를 높이는 데 엑스포가 도움이 될 수 있겠지만 개최에 따른 비용부담이 너무 크다"며 "이곳에 투입되는 비용을 다른 곳에 투자해 관광수익을 창출하는 것이 오히려 효율적이다"며 개최 반대 입장임을 밝혔다. 군청 주변에서는 엑스포는 전임 군수가 기획하고 만든 행사여서 지난해 취임한 임광원 군수가 달갑지 않게 여기고 있기에 개최 중단을 선언했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울진'박승혁기자 psh@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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