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세계육상선수촌에선 이미 대회 시작"

호주선수단 등 입촌 시작…식당·PC방 등 서둘러 오픈

선수촌에 가장 먼저 입촌한 호주 선수들이 14일 오전 자전거를 타고 선수촌을 둘러보고 있다. 성일권기자 sungig@msnet.co.kr
선수촌에 가장 먼저 입촌한 호주 선수들이 14일 오전 자전거를 타고 선수촌을 둘러보고 있다. 성일권기자 sungig@msnet.co.kr

14일 오전 11시, 대구 동구 율하동 2011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선수촌아파트. 20여 명의 선수만이 조기 입촌한 때문인지 촌내는 차분한 분위기였다. 챔피언스 플라자 2층 라운지 바에도 운영자 측과 자원봉사자 몇몇만이 앉아 있었다. 커피 등 각종 음료를 제공하는 이곳에는 실내·외에 테이블 20개가 놓여 있다.

한 운영자는 "10여분 전에 호주 선수들이 커피를 마시고 떠났다"며 "아직은 조용한 편"이라고 했다. 10분쯤 지나 호주 선수 2명이 자전거를 타고 매점으로 향했다. 한 호주 선수에게 선수촌 시설이 어떠냐고 묻자 "매우 좋다(Very Good)"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촌내에는 이용자들의 이동 편의를 돕기 위해 자전거 212대가 비치돼 있다.

이날 현재 선수촌에는 호주 선수단 27명이 짐을 푼 상태다. 전체 9개 동 528가구 중 호주 선수단은 108동의 6가구를 사용하고 있다.

호주 선수단이 입촌하면서 선수촌 시설은 부분 가동되고 있다. 이들을 위한 식당이 문을 열었고, 챔피언스 플라자의 라운지 바와 매점 등도 서둘러 오픈했다. 위락시설인 살비센터에는 전자오락실과 영화감상실, 인터넷방 등이 운영을 시작했다. 선수촌 입구에 있는 웰컴 센터의 선수촌 등록 센터도 문을 열었다. 이외의 체력단련실과 사우나, 이·미용실, 디스코텍, 세탁소, 야외휴게소 등 대부분의 편의·위락시설은 20일 공식 개촌식에 맞춰 오픈한다.

애초 선수단 식당은 50인 이상 입촌하면 문을 열 계획이었지만 호주 선수단이 입촌하자 11일부터 문을 열었다. '손님에게 밥은 대접해야 한다'는 한국 특유의 손님접대 문화가 발동한 것이다. 선수촌 관계자는 "50명 미만일 때는 외부에 나가 식사를 제공할 계획이었지만 윗분들이 '손님들에게 밥은 제공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해 바로 음식을 제공하고 있다"고 했다.

선수촌이 자랑하는 또 다른 시설은 연습장이다. 숙소에서 도보로 3분 거리인 훈련장에는 400m 트랙과 투척·도약, 로드레이스 등의 실전 훈련이 가능하다. 야간운동을 위한 조명시설도 있다. 일요일이라 훈련하는 선수들은 없었지만 오후 5시쯤 박주영 축구장 내 트랙에는 선수 2명이 가볍게 달리며 몸을 풀고 있었다.

선수촌 연습장 관리담당관 이경석(44) 씨는 "호주 선수단장이 일요일이어서 선수들에게 휴식을 취하도록 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평일 선수들은 무더운 낮 시간을 피해 오전과 오후 이곳에서 컨디션 조절을 하고 있다"고 했다. 이 씨는 "선수들이 알아서 훈련장으로 나오고 필요하면 훈련 기구를 요구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안전 조치도 강화되고 있다. 이날 취재진을 처음 맞은 이들은 보안검색대와 사설경호원 및 경찰, 자원봉사자였다. 이들은 11일부터 3교대 24시간 선수촌 출입구를 지키고 있다. 취재진도 선수촌 관계자가 검색대까지 마중을 나와 신분을 확인한 뒤에야 들어갈 수 있었다.

경찰 한 관계자는 "20일부터는 언론의 출입도 아예 통제된다"며 "선수들의 안전을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조치"라고 말했다.

김영수 선수촌부장은 "선수들이 입촌하면서 선수촌은 이미 대회가 시작된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20일 개촌에 맞춰 모든 시설과 운영을 완벽하게 준비할 것이고, 선수촌이 문을 닫을 때까지 긴장감을 늦추지 않고 최선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이창환기자 lc15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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