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쟁이의 패션은 모자에서 마무리된다. 흔히 사람들은 여름의 뜨거운 햇살을 가리기 위해 모자를 쓰지만 사실 모자는 사시사철 활용 가능한 생활도구다. 의외로 강렬한 봄'가을의 햇빛을 막는데도 유용하게 활용될 뿐 아니라 겨울철 보온을 위해서도 모자가 제격이다.
하지만 이보다 더 모자가 각광받는 것은 패션아이템으로서의 용도다. 올 5월에 열렸던 영국의 윌리엄 왕자와 케이트 미들턴의 '세기의 결혼식' 청첩장에는 여성 하객들에게 '모자를 꼭 착용할 것'이 명시돼 있었다. 모자가 예의의 상징이자 패션의 완성으로 인식되기 때문이다.
◆색상은 양말'신발 맞추면 좋아…선택 힘들면 '블랙'
올여름 바캉스룩을 완성해 준 것은 뭐니뭐니해도 천연소재 챙 넓은 모자였다. 천연소재 모자는 오래 전부터 인간들이 사용해왔다. 현대의 자연친화적인 이념에도 잘 맞으며, 소재가 주는 독특한 질감과 시원한 착용감을 특징으로 여름에 빼놓고 생각할 수 없었다. 흔히 천연소재 모자라고 하면 '밀집모자'만을 떠올리기 십상이지만 요즘은 파나마, 분탈, 라피아, 사이잘, 시나메이, 페이퍼 등 다양한 소재가 활용돼 색다른 질감을 선사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남성들의 모자 착용도 늘고 있는 추세다. 2년 전부터 젊은 남성들 사이에 페도라(챙이 말려 있고 높이가 낮은 중절모) 또는 더비햇(Derby Hat'채플린 모자)이 유행하기 시작한 것.
자신의 얼굴형에 맞는 모자를 고르는 일도 중요하다. 달걀형의 얼굴은 균형이 잘 잡혀 있어 어떤 스타일의 모자도 잘 어울린다. 단 챙이 큰 모자는 얼굴이 너무 작아보일 수 있기 때문에 피하는 것이 좋다. 둥근 얼굴은 좀 더 갸름해 보일 필요가 있기 때문에 풍성한 산에 적당한 챙이 있는 모자가 어울린다. 특히 둥근 얼굴형은 아무리 유행이라 할지라도 더비햇은 피하는 것이 좋다. 얼굴이 더 둥글어보이기 때문이다.
네모난 얼굴은 다소 둥글게 보이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챙이 좁은데다 산이 낮고 뾰족한 모자는 어울리지 않으며, 산이 풍성하고 챙이 적당히 넓은 모자를 쓰는 것이 좋다. 특히 챙을 올려서 쓰면 이마 부분이 둥글게 보일 수 있다.
긴머리 스타일에는 챙이 너무 크면 치렁치렁해 보이는 느낌을 줄 수 있으며, 짧은 펌 머리라면 챙 길이가 중간에서 짧은 챙의 모자가 잘 어울린다. 비니스타일의 모자도 귀여움을 줄 수 있다. 단발머리는 모자와 가장 잘 어울리는 머리스타일로 옷 코디에 따라 분위기 있게 연출하면 된다. 쇼트커트는 챙이 없거나 챙 길이가 짧은 모자가 제격이다.
모자의 색상은 신발이나 양말과 함께 맞추는 것이 가장 멋스럽고 바지와 같은 톤으로 통일해도 무난하다. 색상 선택이 힘들다면 블랙색상을 고른다. 어떤 색상과도 잘 어울려 부담없이 쓸 수 있다. 하지만 전체 의상을 같은 색상으로 통일하는 것은 위험한 코디다. 전체적인 옷의 컬러와 맞추는 것보다는 포인트 컬러와 함께 맞추어 매치하면 좀더 세련되고 감각있는 연출할 수 있다. 요즘처럼 기온이 높은 때는 화이트나 베이지 모자가 시원해 보인다.
◆모자 예절…처음 만나는 사람에겐 얼굴 드러나게
모자가 패션 아이템으로 각광받으면서 모자 전문숍도 인기를 얻고 있다. 대구백화점 본점의 '햇츠온'은 뉴에라(NEWERA), 질바이 질 스튜어트(JILL BY JILLSTUART), 볼컴(VOLCOM), 퀵실버(QUIKSILVER), 스투시(STUSSY), 빌라봉(BILLABONG), 록시(ROXY), 버튼(BURTON), 그레이스햇(GRACE HATS), 플레이보이(PLAY BOY)등 30개 이상의 세계 유명브랜드로 구성된 모자 전문 멀티숍이다. 햇츠온 매장 관계자는 "사람들이 가장 흔히 쓰는 것은 캡모자인데 계절'날씨에 상관없이 아무 때나 편하게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일단 실내에서는 모자를 벗는 것이 기본. 하지만 머리가 눌려 모자를 벗기 힘든 경우가 있다.
대백프라자점 루이엘 모자매장 관계자는 "특히 여성들의 경우에는 실내에서 모자를 쓸 경우 베레모나 또끄 등 챙이 없는 스타일의 모자를 쓰는 것이 상대방에 대한 예의를 지키는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또 어떤 사람과 처음 만날 때 모자를 벗거나 눈위 부분이 드러나도록 들어 올려서 상대방이 자신의 얼굴을 보도록 하는 것이 예의다.
지난여름 시원한 바캉스룩을 연출하는데 최고의 포인트 역할을 했던 천연소재 모자는 다른 계절에는 착용하기가 곤란한 만큼 잘 손질해 보관해둬야 한다. 특히 천연소재는 직사광선에 약해 바스라질 수 있기 때문에 모자를 보관할 때는 모자 상자 안에 넣어두거나, 옷장 선반의 가장 위에 보관하는 것이 좋다. 이때는 형태가 유지될 수 있도록 내부에 종이나 헝겊을 채워야 한다. 챙에 구김이 있을 때는 약한 온도로 다림질을 하면 된다.
하지만 천연소재인 만큼 탈 수 있기 때문에 강한 열로 다림질 하는 것은 금물. 오염이 있을 때는 물에 적셔 짠 헝겊과 중성세제로 재빠르게 닦아낸 후 다른 깨끗한 헝겊으로 지그시눌러 오염을 제거할 수 있다.
한윤조기자 cgdrea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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