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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고부] 모방과 창조의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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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균, 쇠'의 저자 제러드 다이아몬드는 "인간은 모방하지 않으면 발전하지 못했을 것이다"고 말했다. 유사 이래 인류가 개발한 각종 기술은 자체적으로 개발됐다기보다 다른 사회에서 차용해 온 것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서양의 글쓰기 시스템은 수메르나 초기 메소포타미아 문명의 글쓰기에서 진화했거나 어느 정도 영감을 받았다. 수차(水車)나 나침반 같은 핵심 기술도 전 세계적으로 한두 곳에서만 발명됐기 때문에 다른 지역에서 이 기술을 이용할 수 있는 방법은 모방하는 수밖에 없었다.

근대 산업사회도 마찬가지다. 이를 극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일본의 근대화다. 일본은 서양의 막강한 힘이 어디서 오는 것인지 알아내기 위해 고심했다. 그들의 정치체제 때문인가? 교육제도? 아니면 복장(服裝) 때문? 확실한 답을 찾지 못한 일본은 아예 모조리 따라 하기로 했다. 1889년에 프로이센 스타일의 헌법을 채택하고 1897년에는 영국의 금본위제를 도입했다. 육군은 독일식으로, 해군은 영국식으로 만들었고 초'중등 교육기관은 미국식을 따랐다. 깃이 높은 흰색 셔츠 위에 유럽식 프록코트가 1871년 고관을 시작으로 1887년 모든 공무원의 공식 복장이 됐고 식생활도 서양을 베껴 이전까지 금기시했던 쇠고기도 먹기 시작했다.

개별 기업도 다르지 않다. 혁신적 기업의 성장은 대부분 모방이 모태였다. 시가총액 3천400억 달러로 세계 1위인 애플 역시 전형적인 '카피캣'(모방꾼)이다. 애플 CEO를 지냈던 존 스컬리는 "매킨토시(애플의 개인용 컴퓨터) 기술 중 상당 부분이 애플 내에서 개발된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일례로 마우스를 이용한 매킨토시의 비주얼 인터페이스는 복사기 제조업체인 제록스가 만든 펠러앨토 연구센터 연구원들이 개발한 것이다.('카피캣' 오데드 센카). 이뿐만 아니다. 노키아로부터 특허 침해 소송을 당해 최근 거액의 사용료를 물어줬다. 또 이스트먼 코닥과 모토로라도 애플을 상대로 수십 건의 특허 침해 소송을 진행 중이다.

애플이 삼성전자의 갤럭시폰이 자사의 특허를 침해했다며 모든 갤럭시 제품의 생산 수입 판매를 전면 금지해 달라는 소송을 네덜란드 헤이그 법원에 냈다. 삼성 스마트폰을 유럽에서 축출하려는 의도라고 한다. 내가 베낀 것은 혁신이고 남이 베낀 것은 도용이란 말인가. × 묻은 개가 겨 묻은 개 나무라는 꼴이다.

정경훈 논설위원 jghun31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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